광장 분향소 설치·집합금지 행정명령 위반…변상금 267만원 부과예정
1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22일 열린 온라인 브리핑에서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차렸고 19일에 영결식을 열었다”며 “영결식 순간 최대 참여 인원이 100명을 넘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방역수칙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거리두기 100명 이상 집합금지 방역기준이 위반됨에 따라 영결식 주최자 등을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울광장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변상금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무과장은 “분향소와 점유 시설에 대해선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라 변상금 267만원을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변상금은 행정 절차를 거쳐 3월 중순에 부과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광장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100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시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조치가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 10일 박원순 전 시장의 시민분향소를 설치를 허용한 까닭이다. 당시 시민분향소를 찾은 조문객 수는 이틀간 2만 여 명이었다. 일부 시민단체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방역수칙 위반 혐의로 고발했으나 지난 16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과 현재는 상황의 심각성이 다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총무과장은 지난 19일 “박 전 시장 분향소 설치 당시에는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전국 35명, 서울 8명이었던 것과 달리 오늘(19일 0시 기준) 확진자 수는 전국 561명, 서울 180명에 이르고 소상공인 생업도 제한되는 등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가 발행하는 코로나19 일일소식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셋째 주(07월 12일~07월 18일) 감염병재생산지수는 0.90였으며 그 다음 주인 넷째 주(07월 19일~07월 25일)에는 0.98로 상승했다. 감염재생산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 22일 공개한 2월 셋째 주(02월 14일~02월 20일) 수도권 감염병재생산지수 값은 1.1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병재생산지수란 확진자 1명이 바이러스를 추가로 퍼뜨릴 수 있는 환자의 수를 말한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