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제공.
이 지사는 선별지원과 보편지원과 관련, “지출만 볼 경우와 세입 지출 양면을 볼 경우의 결론은 정반대”라며 “지출만 고려하면 빈자를 핀셋처럼 골라 주는 것이 더 도덕적이고 격차완화에 효율적이어서 정의롭다. 세금 아닌 자선으로 빈자를 돕거나, 증세할 필요 없이 고정된 재원으로 빈자를 지원할 때는 그렇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세금으로 재원을 만들며 복지지출을 늘려가는 경우까지 선별지원이 바람직할까요. 아니 가능이나 할까요”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선별지원은 중산층과 부자는 세금만 내고, 지원은 세금 안내는 빈자만 받게 된다”며 “정치인이 빈자의 지원금을 늘리려고 혜택 못 받는 부자와 중산층에 증세요구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을 던진 뒤 “조세저항과 표 때문에 불가능하다. 정치에서 증세 주장이 금기인 이유, 증세 없이 복지확대하겠다는 박근혜류 거짓말이 난무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기본소득 방식의 보편지원을 하면 어떨까요”라고 질문을 제기했다. 이와관련, “9:1 심지어 99:1의 소득불평등 때문에 기본소득목적세를 걷어 전액 공평하게 배분한다면 80~90%의 압도적 다수가 내는 세금보다 받는 소득이 많아서, 1인 1표 체제 하에서 증세동의가 쉽다”며 “다수결에 따라 기본소득세를 부과해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소수의 부자들은 소득보다 세금이 많아지겠지만 그 때문에 소득양극화 완화가 가능하므로 정의에 부합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화폐로 기본소득을 지급해 전액 소비한다면, 총수요 부족에 의한 저성장 시대에 수요확대로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성장의 혜택은 고액납세자(고소득자)가 더 많이 누리게 된다. 국가재정도 덩달아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부자와 기득권 비호자들인 일부 보수언론과 경제언론이 왜 ‘서민에게 유리해 보이는’ 선별복지를 계속 주장할까요”라고 물음을 던졌다. 이에 대해 “선별복지를 해야 중산층에 의한 조세저항을 유발시켜 복지확대와 증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쥐 생각하는 고양이처럼, 논리와 정의감 때문에 선별지원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조세부담 회피)을 지키려는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순진한 일부 복지론자들도 이들에게 속아 복지확대(=증세)의 동태적, 장기적, 전체적 측면은 못 본 채 ‘확보된’ 재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 하는 단기적, 일면적 생각에만 매몰되어 있다”고 자문자답했다.
이 지사는 “선별복지는 나쁘고 보편복지와 기본소득은 무조건 옳다는 것도 아니다. 기본소득이 만병통치라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며 “선별복지도 보편복지도 모두 필요하지만 선별홀릭에 빠지거나 기본소득을 배제하지 말고 단순복지정책과 복지적 경제정책 간에 경쟁을 시켜보자는 것”이라고 발언의 배경을 언급했다.
김장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