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할리데이비슨 팬아메리카 1250
그 중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견도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할리데이비슨이 어드벤처를 잘 만들어 낼 수 있겠느냐’라는 의구심이다. 아메리칸 크루저 위주로 라인업을 구축해왔던 할리데이비슨이 과연 크루저 이외의 모터사이클도 잘 만들 수 있겠냐는 소리다. 물론 할리데이비슨은 100년 이상 바이크를 만들어온 모터사이클 명가로 완성도 높은 바이크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팬아메리카는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둔 어드벤처 장르 뉴모델이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 아니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크루저 또는 크루저 형태의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데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들의 노하우가 어쩌면 크루저에 국한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의 목소리다. 이번 공개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의구심이 풀렸을까?
팬아메리카의 공개된 스펙을 보면 꽤 선방했다고 판단해볼 수 있다. 새로운 엔진의 메커니즘과 출력 데이터는 흥미를 끌고, 정차 시 시트고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전자식 서스펜션의 도입 등은 신선하다. 팬아메리카는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1,250cc 수랭 V형 2기통 엔진을 얹는다. 이 엔진의 이름은 레볼루션 맥스 1250이다. 8,750rpm에서 최대 152마력의 최고 출력을, 6,750rpm에서 128Nm의 최대토크를 내도록 설정되었다.
팬아메리카를 통해 더욱 확장된 투어링 세계관을 전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팬아메리카는 동급 어드벤처 장르에서 최고 출력을 자랑하는 두카티 멀티스트라다V4S가 170마력, 2기통 엔진 형식을 갖는 모델 중 최고 출력인 KTM 1290 어드벤처 S가 160마력인 것과 비교해 보면 최고 출력 경쟁도 의식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과거 할리데이비슨이 스펙 데이터에 최고 마력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꽤 의미 있는 지점이다. 엔진을 콤팩트하게 설계하기 위해 60도 협각 레이아웃을 만든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V트윈의 강점인 진동 감쇄 등의 효과를 얻기 위해 실린더를 오프셋 설계하여 90도 L트윈 엔진의 필링을 연출했다. 이쯤 하면 엔진 필링이 무척 궁금해진다.
온로드 장거리 투어도 기대된다
새로운 프레임은 엔진을 프레임의 일부로 사용하면서도 뒤틀림 강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오프로드 주행 시 충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상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휠 사이즈는 프런트 19인치와 리어 17인치를 사용했고 오프로드 패턴 타이어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팬아메리카의 지향점을 잘 보여주는 요소다.
라이딩 기어 전문 브랜드와 협업으로 팬아메리가 라이더 용품도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팬아메리카는 세부 옵션 차이에 따라서 노멀 버전과 스페셜 나뉘어 출시가 되는데 이를 분간하는 척도는 전자식 서스펜션의 유무다. 이 전자식 서스펜션은 주행 시 쇼크업소버 스트로크 운동을 이용하여 트래블을 전자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쇼와사의 EERA를 사용한다. 온/오프로드 상황에 따른 총 5가지 서스펜션 모드를 제공하여 최적의 노면 추종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된다.
2021 팬아메리카 스페셜은 전자식 서스펜션을 제공한다
또한 전자식 서스펜션이 장착되는 버전은 정차 시 서스펜션의 길이가 자동으로 줄어드는 어댑티브 라이드 하이(ARH)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ARH 적용 버전의 경우 정차 시 최대 805mm까지 낮출 수 있다. 대형 듀얼퍼퍼스 모델의 경우 시트고에 따른 진입 장벽이 있는 편인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묘수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도로 이외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은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기울기 센서를 활용한 코너링 ABS, 트랙션 컨트롤, 5가지 라이딩 모드 등 전자 장비가 기본으로 투입되며, 스페셜 모델은 앞서 밝힌 전자식 서스펜션(ARH 플러스 옵션), 타이어 공기압센서, 코너링 라이트 등이 추가되며, 라디에이터 가드, 너클 가드, 스키드 플레이트, 튜브리스 와이어 스포크 휠, 스티어링 댐퍼 등 옵션 파츠도 붙는다. 이 밖에도 6.8인치 컬러 디스플레이 및 이와 연동되는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2021 할리데이비슨 팬아메리카 1250 스페셜
지금까지 공개된 성능 지표로 미뤄 짐작했을 때 우려와는 달리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듯 하다. 아메리칸 크루저 바이크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던 할리데이비슨이 과연 어드벤처를 잘 만들어 낼 수 있을까라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시중의 경쟁 모델과 비교해봐도 손색없을 스펙의 모델을 내놓았다. 아직은 실제로 모터사이클을 경험해 보기 전이고 시승을 했을 때 평가가 언제든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현재는 기대감이 더 크다. 한편, 팬아메리카의 국내 출시 일정 6윌 경으로 확인되며 자세한 세부 사항과 가격은 미정이다.
이민우 모토이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