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출전 1위 바탕 매년 톱10 유지…‘대표마’ 이스트제트·릴패트론 ‘기대주’ 스피드고·모닝힐
#성적
서인석 조교사는 과천에서 가장 조교를 잘 시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승률과 대상경주 우승 횟수는 평범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총 4059회 출전해 367승을 올렸고, 2위 409회를 기록했다. 승률(9.0%)과 복승률(19.1%)은 ‘과천 최강’ 박대흥 조교사(14.1/25.9)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있다. 대상경주는 총 6회 우승했다. 2020년 서울마주협회장배와 2016년 뚝섬배를 제외하면 모두 급이 떨어지는 대상경주였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출전 횟수다. 마치 인해전술처럼 많은 수의 마필을 출전시키다 보니 상대적으로 우승 가능성도 높고, 상금액도 더 많다.
마필 보유 두수는 최다승 조교사인 박재우, 박대흥과 거의 비슷하다. 출전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보유하고 있는 마필들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다는 의미다. 매일 직접 조교를 시키며 말 상태를 체크하고, 다른 말들도 가까이에서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기에 가능하다. 주변 관계자들에 의하면 과천 조교사 중에서 가장 조교를 잘 시킨다고 한다. 말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풍부하고, 말을 다루는 솜씨가 예술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다. 또한 마주와 마방 관리자들과의 소통도 잘된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장점들이 어우러져 지금의 성적이 나왔다.
#대표마
현재 1군에 속해있는 마필은 이스트제트, 릴패트론, 청담제왕, 이스트팔로스 4두다. 그중에서 대표마는 단연 이스트제트다.
서인석 마방의 대표마 이스트제트.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이스트제트(국1·거)는 지금까지 10전 8승을 기록하며 4억 9970만 원의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국내산 4세 수말로, 서인석 마방을 대표마는 에이스다. 조교사 데뷔 이후 이렇다 할 대형마를 배출하지 못했으나 이스트제트가 한을 풀어줄 가능성이 높다.
데뷔전부터 파란을 일으키며 우승,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단승식 44.4배가 말해주듯 전혀 주목받지 못했지만 탁월한 스피드로 선행을 나선 후 막판 탄력적인 걸음으로 3마신 차 완승을 거뒀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58초 7(건조 4%)이라는 엄청난 기록으로 우승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세 번째 경주는 과천시장배 대상경주였는데 ‘라온퍼스트’의 선행에 밀리며 6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세 차례 경주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작년 8월 최고의 스프린터를 뽑는 서울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1200m·총상금 4억 원)에서 어마어마, 모르피스, 도끼블레이드 등 단거리 강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하며 서인석 조교사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감격을 선사했다. 이후 펼쳐진 두 번의 1군 1200m 경주에서도 발군의 스피드를 발휘하며 연속 우승, 절정에 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서인석 조교사는 지금까지의 모든 경주를 1000m와 1200m에 출전시켰는데, 그만큼 말의 특성과 혈통을 꿰뚫고 있다는 것이다. 말의 체형이나 주행 자세, 혈통적으로 볼 때 단거리에 특화된 마필로 판단된다. 따라서 앞으로 단거리 경주에서는 선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릴패트론(국1·거)은 지금까지 16전 4승 2위 4회를 기록 중인 미국산 5세 거세마다. 데뷔 초엔 1군까지 올라갈 것으로는 기대하지 못했다.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했고, 4군에서 오랫동안 정체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데뷔전에서는 반 마신 차로 2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선입권에서 레이스를 전개한 후 막판 근성을 발휘했다. 그런데 두 번째 경주에서 10위에 그쳤고, 이후 세 번의 경주에서도 각각 4위, 4위, 5위에 머무르며 별다른 전력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그런데 두 달 후 펼쳐진 여섯 번째 경주에서 막판 탄력을 발휘하며 첫 승을 올렸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멋진 추입력을 발휘하며 전력 향상을 보였다. 한 달 후 펼쳐진 3군 승군전에서도 여세를 몰아 막판 뒤집기로 또다시 우승에 성공했다. 1군에 올라온 이후에도 2위 두 번과 3위 한 번을 기록하며 최고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올해 5세로 접어들어 전력 향상보다는 유지가 우선이라고 여겨진다. 또한 냉정하게 분석해볼 때 대상경주급 전력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 경주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기대주
스피드고(국4·수)는 4전 2승 2위 1회를 기록하며 2전 만에 빠르게 4군에 진출한 국내산 4세 수말로, 마방 관계자들에 의하면 내심 1군까지 기대하는 유망주 1순위다.
데뷔전부터 2연승을 거두며 신예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작년 1월 데뷔전에서 빠른 출발을 하며 선입으로 따라가다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5마신 차의 완승을 거뒀다. 두 번째 경주인 5군 승군전에서도 선입 이후 막판 뒤집기로 역전승을 거뒀다. 승군전인 세 번째 경주에서는 앞서 밝힌 대로 갑자기 경주 중 주행 거부를 보이며 실격 처리되었으나, 7개월 만에 출전한 네 번째 경주에서 주행 악벽 없이 여유 있는 걸음으로 2위를 기록, 재기에 성공했다.
490kg대의 좋은 체격을 타고났고, 혈통도 좋아 앞으로 기대할 만하다. 부마 페더럴리스트는 자마들이 2016년부터 데뷔해 1군마를 3두밖에 배출하지 못했지만, 기대치가 높은 씨수말이다. 모마 오버스피드도 현역 시절 2군까지 올라간 능력마이고, 부계와 모계 모두 거리 적성이 길다는 점에서 질병 없이 관리만 잘된다면 마방의 기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모닝힐(국6·거)은 국내산 3세 거세마로, 데뷔전에서 8마신 차의 압승을 거둔 새로운 기대주다. 주행심사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빠른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여유 있게 레이스를 펼치다가,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걸음을 발휘하며 1분 01초 1의 우수한 기록을 거두며 1위로 통과했다.
3주 후 펼쳐진 데뷔전에서 탁월한 선두력을 발휘하며 쉽게 선행에 나섰고, 직선주로에서 더욱 격차를 벌리며 여유 넘치는 우승을 거뒀다. 막판 70m부터는 승리를 확신하고 제어했음에도 1분 00초 4의 빠른 기록을 작성했다.
혈통적으로는 평가하기가 곤란하다. 부마 모닝캄은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2위 1회를 기록한 그저 그런 씨수말이다. 2016년 개별 수입으로 국내에 들어온 이후 9두의 자마만 생산한 후, 작년 6월 폐사되고 말았다. 모닝힐이 유일하게 데뷔한 자마라 뭐라 단정하긴 어렵다. 모마 메다글로리아는 현역 시절 외산 2군까지 진출한 추입형 마필로, 혈통적으로는 어느 정도 기대치를 지닌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발전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때그때 경주력을 평가하는 것이 최선일 듯하다.
에스테이크는 4전 1승 2위 1회를 기록 중인 국내산 5군 암말로, 좋은 혈통을 타고났고, 순발력과 끈기도 겸비한 것으로 평가돼 앞으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데뷔전에서는 3위를 기록했으나, 밋밋한 걸음으로 9마신이라는 큰 차이를 보여 강인한 인상은 주지 못했다. 두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의외의 스피드로 선행에 나섰고, 막판에도 근성을 발휘하며 3마신 차의 완승을 따냈다. 세 번째 경주는 2세마 특별경주에서는 우승마 ‘흥바라기’에게 무려 23마신이라는 차이로 꼴찌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 1월 경주에서 2위를 기록하며 다시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부마 테이크차지인디는 2017년 한국마사회가 수입했다가 2019년 미국으로 다시 역수출된 특이한 케이스로 기대치가 매우 높았던 씨수말이다. 모마 에스에스벨은 47전 9승 2위 4회를 기록하며 19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능력마로 평가된다. 비록 암말이긴 하나 혈통적 기대치가 높고 스피드를 타고났기에 미래가 밝아 보인다.
#기수 궁합
서인석 조교사는 다른 조교사와 달리 문세영이나 김용근 같은 A급 기수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소속조 기수가 이철경, 문성혁, 이용호 세 명인데, 대부분의 경주에서 소속조 기수를 우선시한다. 아마도 훈련을 열심히 시킨 기수에게 보상해주는 의미로 추측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마방 대표마 ‘이스트제트’ 같은 경우에는 먼로 기수를 태운다. 워낙 노련하고 임기응변에 강하기에, 대상경주 같은 큰 경주에서는 용병을 기용하기도 한다. 또한 비주류 기수인 조한별, 김귀배에게도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따라서 서인석 마방은 승부 기수가 따로 없다고 보면 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