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없이는 미래도 없다…우리에게 예술을 돌려달라” 호소
13일 프랑스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배우 코린 마시에로가 프랑스 정부의 극장 폐쇄 조치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누드 시위를 벌였다. 사진=유튜브 세자르상 시상식 중계 캡처
13일 BBC 방송,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하에 열린 파리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배우 코린 마시에로(57)가 의상상 시상자로 나섰다. 피로 물든 드레스 밖에 당나귀 의상을 걸쳐 입고 무대에 오른 그녀는 갑자기 옷을 벗었다.
배 부분에는 영어로 “문화 없이 미래도 없다”(No culture, no future)라는 문장이, 등에는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를 직접 겨냥한 “장, 우리에게 예술을 돌려달라”(Rend nous l‘art, Jean)는 문장이 각각 프랑스어로 적혀있었다. 이는 프랑스 정부의 문화예술 공연장 폐쇄조치 때문이다. 마시에로는 레드카펫에 도착했을 때도 노란색 조끼에 같은 문구를 적어 취재진 앞에 나섰다.
이날 정부의 극장 폐쇄 조치에 항의한 것은 마시에로뿐만 아니다. 배우 겸 감독인 스테판 드무스티어는 각본상 수상 후 “내 아이들이 자라(패스트패션 브랜드)에는 갈 수 있는데 극장에는 가지 못한다. 이는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5개월간 문 닫은 프랑스 극장
프랑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극장 문을 닫아놓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일일 2만 명 이상 쏟아지고 있기 때문. 이날 프랑스 신규 확진자는 2만 5229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401만 5560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254명 늘어 총 9만 146명이 됐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이날 파리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도권 병원 상황이) 극도로 긴박하다”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랑스 배우와 감독, 비평가 등은 프랑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조치 기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화예술 공연장 폐쇄조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배우 마리나 푸아(51)는 이날 세자르 영화상 개막 연설에서 로즐린 바슐로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향해 “장관님은 아무 일도 안 하셨다”라며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함께하는 경험, 우리를 하나로 묶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