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등 부주의 화재 증가 영향…확진자 감소 시 화재 증가 분석
[안동=일요신문] 코로나19로 인한 경북 지역민들의 생활패턴 변화가 ‘부주의 화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소방본부(본부장 김종근)는 최근 10년간 화재 발생 데이터를 분석, 코로나19 전후 비교 결과를 내 놓았다. 그 결과 도내 화재 발생률이 코로나19가 발생된 2020년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분석은 경북소방본부가 화재예방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추진됐다.
최근 10년간 경북 연도별 화재발생 현황 (자료=경북소방본부 제공)
22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경북지역 화재는 감소 추세에 있었으며, 특히 2015년 이후로 연평균 4.6%씩 화재가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된 2020년에는 최근 5년 평균보다 7.4%, 2019년보다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화재 발생 증가 원인은 부주의 화재로 분석됐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코로나19 이전엔 연평균 122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본부는 각종 예방대책 추진과 높아진 도민의식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화재가 감소세에 있었으며 특히 2015년 이후 연평균 8.8%씩 감소하고 있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1336건이 발생했는데, 담배꽁초와 음식물 조리, 쓰레기 소각 등의 부주의 화재의 증가가 큰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담배가격 인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담배 판매량은 줄어들다가 2020년에는 전년보다 4.1% 증가한 36억 갑이 판매됐고, 일명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우울감)’로 인해 담배 판매량이 늘었고 이에 따라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 또한 증가했다. 담배꽁초 화재는 2020년에는 290건이 발생해, 코로나19 이전 10년 평균보다 5.8%, 가격이 인상된 2016년부터 2019년간 평균보다 무려 25.5% 증가한 수치를 보여 부주의 화재 증가에 큰 영향을 줬다.
코로나19로 인한 식사변화 및 재활용쓰레기 증가 현황 (자료=경북소방본부 제공)
식당 방문이 줄고 직접 요리를 하거나 포장․배달 음식을 선호하는 식생활의 변화도 음식물 조리 화재와 포장재 등 쓰레기 소각 화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조리 화재의 경우 주방용(K급) 소화기가 설치 의무화 된 2017년을 기준으로 이전 6년간 평균 89건, 이후 3년간 평균 71건이 발생했는데, 2020년에는 107건이 발생했다. 특히 주택에서는 최근 3년간 평균 30건에 그치던 음식물 조리는 2020년에 47건으로 17건이나 증가해 코로나19로 인한 식생활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식생활 변화는 쓰레기 소각 화재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포장․배달을 통한 식사 해결과 함께 간편한 조리와 야외 캠핑에 적합한 밀키트(Meal Kit) 음식이 발달하며 종이·플라스틱·비닐류 등의 재활용 쓰레기가 증가하게 된다.
쓰레기 소각 화재는 최근 3년 동안에는 10년 연평균 217건 보다 9% 적은 197건이 발생해 감소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2020년에는 225건이 발생해 코로나19 이전과 최근 3년 보다 각각 3.7%, 14.2%가 증가해 쓰레기 소각 화재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재활용 쓰레기가 늘어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전 화재발생 증감 (자료=경북소방본부 제공)
담배꽁초와 쓰레기 소각 화재는 다행히 주택과 공장․창고․축사 등 산업시설에서는 소폭 감소했다. 다만 야외 장소에서는 코로나19 이전 10년 평균보다 담배꽁초는 18.5%, 쓰레기 소각은 27.9%가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밀폐된 공간보다는 야외를 선호하는 생활 변화와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계절에 따른 화재 발생 경향도 코로나 이후 변화된 양상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3월에서 4월로 가는 시기는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며 난방 기기 사용이 현저히 줄고 건조했던 산과 들판에 초목이 자라면서 전체적인 화재가 감소하는 시기지만 코로나19 이전 10년간의 패턴과는 다르게 2020년에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있는 것.
코로나19로 인한 월별 화재발생 추세 변화 (자료=경북소방본부 제공)
그 원인으로 작년 3월까지 경북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강력한 방역대책이 펼쳐졌고 4월에 이르러서 감염 확산이 안정세에 접어들자 사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등을 이유로,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부주의 화재는 서로 반비례의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종근 소방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생활의 많은 변화가 왔다. 경북소방은 화재 발생 빅데이터 분석으로 위험을 예측하고, 변화한 생활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예방대책을 수립해 코로나19로 고통 많은 도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힘써 나가겠다”고 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