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아이파크
[부산=일요신문]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인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의 외벽 유리창에 반사된 햇빛으로 인해 피해를 받아 온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아이파크 시공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해운대구 우동 경남마리나 아파트 주민들이 해운대 아이파크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일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현대산업개발이 주민 34명에게 재산 가치 하락과 위자료를 고려해 1인당 132만원부터 678만 원까지 모두 2억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반사되는 빛으로 냉방비가 늘어난다며 이에 대해서도 배상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커튼월 공법으로 지어진 해운대 아이파크 건물은 건물 외벽이 투명 유리나 반사 유리로 뒤덮이면서 주위로 햇빛이 반사되며 논란을 빚어왔다.
특히 해운대 아이파크와 300m가량 떨어진 경남마리나 아파트 주민들은 여름철 저녁 시간대마다 초고층 건물에 반사된 햇빛이 거실로 들어와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시공사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을 맡은 부산고법은 2013년 6월 생활 방해 정도가 사회 통념상 견딜 수 있는 한도를 넘는다고 판단해 소송에 참여한 아파트 주민 50명 중 34명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와 같이 원고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은 “건물의 외벽 유리에 반사된 태양 반사광으로 인해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 방해가 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전국에서 잇따르는 빛 피해 갈등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해운대 아이파크 외에도 해운대구 ‘엘시티 더샵’과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등에서 빛 피해로 인한 갈등이 있으며 신축 예정인 재개발·재건축 단지들도 갈등 여지를 안고 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