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후보 가히 의혹 백화점…지역 살릴 ‘경제시장’ 뽑아달라”
3월 24일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사진=최준필 기자
―부산지역 민심은 어떤가.
“내가 1월 초부터 선거에 뛰어들었는데, 처음에는 시민들이 ‘민주당은 도저히 안 된다. 부산은 정권심판 분위기다’라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문재인 정권 4년 차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있고, 또 선거 원인이 전임시장 잘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바뀌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위기의 도시 부산을 다시 살려낼 마지막 기회로 삼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절호의 기회를 더 키우고 살리자’ ‘부산 경제를 일으킬 시장을 뽑아야 한다’는 인물론 중심으로 물밑 민심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
―가덕도 신공항 이슈가 부산시장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거라 전망됐는데, 현재 분위기는 그런 것 같지 않다.
“2월 초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 여론조사 업체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우리가 파악하는 추세로는 당시보다는 적어도 10%포인트 이상 좋아졌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대한민국은 작으면서도 큰 나라인데, 서울·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하다. 서울-대구는 몰라도, 서울과 부산은 국내선 비행기가 오가는 먼 거리다. 그렇다면 한반도 남쪽 끝에 인천국제공항을 유사시 대체할 수 있는 제2의 국제 허브 공항이 하나 있는 게 국가 안보전략상 올바른 방향이다. 더욱이 서울에서 멀면 멀수록 살기 힘든 서울 중심 시대에 지방에 새로운 발전 축을 만드는 것이 국가 전체 발전에도 꼭 필요하다. 부산시 안은 국내선과 군사시설은 김해공항에 남기고, 가덕도 신공항은 국제선과 화물 업무를 한다는 것이다. 그럼 7조 5000억 원이면 충분하다. 지금 28조 원 건설비를 주장하는 건 마치 인천국제공항 건설비에 김포공항도 옮기고 성남 서울공항도 옮기고, 영종대교 인천대교 공항철도 건설비까지 다 포함하는 것과 같다.”
―여론조사 수치를 보면 박형준 후보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애초에 부산 정치 지형 자체가 보수적인 유권자가 많아 6 대 4 정도의 기본구도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 전임시장 잘못 때문에 선거를 치르니까 민주당에 더 불리하다. 그래서 내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산 정치 현실을 개선해보자는 차원에서 내가 서울 지역구를 던지고 부산에 와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박형준 후보와 가족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장은 큰 공인의 자리다. 박형준 후보는 가히 ‘의혹 백화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연일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공인으로서의 도덕성이나 자세를 의심해봐야 할 국면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아직 급감하지 않은 건 시민들 입장에서는 확실한 증거나 확정된 사실은 아니지 않냐는 생각이 있으신 것 같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더 엄정한 검증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까지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박형준 후보가 사무총장 시절 배우자 지인에게 국회 식당운영권 입찰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나왔다.
“해당 식당이 박형준 후보 사무총장 재임 시절 만들어졌다는 것만 들었지, 특혜를 줘서 운영자를 유치했는지는 인지하지 못했다. 국회 내부 다른 식당들은 대부분 적자다. 하지만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필요하기 때문에 수도세 전기비 같은 공과금이나, 임대료 부분에서 혜택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의 식당은 예외적으로 인기 있는 식당이다. 1~2주일 전에 예약을 안 하면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사무총장 당시에는 운영이나 혜택에 대한 세세한 내막은 몰랐는데, 이번에 보니 특혜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과 모친·배우자·자녀의 20년간 부동산 소유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했다. 박형준 후보 측에 20년 부동산 자료 공개를 제안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내가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공인으로 일을 시작한 지 21년째다. 박형준 후보도 2004년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돼 공직생활 시작이 20년 가까이 됐다. 그래서 20년 동안의 부동산 투기·투자 등 이력 기록을 시민들에 공개해 검증과 평가를 받자고 한 것이다. 그런데 박형준 후보 측은 공직자 재산공개, 후보자 재산공개로 충분하지, 과거 부동산 이력까지 밝힐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인 것 같다. 그건 의미가 다르지 않나. 박형준 후보 측에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 말고는 따로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다.”
―박형준 후보는 언론을 통해 배우자 명의 기장군 미등기 건축물 재산신고 누락 의혹이 불거지자 선관위에 뒤늦게 재산 변경신청을 하기도 했다.
“지금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문제로 서울과 부산을 포함해 전국 공무원들의 과거 부동산 투자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물며 부산시장을 하겠다는 후보들이 본인의 과거 부동산 이력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당연히 공개하고 검증 받아야 한다.”
―LH 사태가 보궐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줄 거라 보나.
“분명히 악재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아 공무원이나 관련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부적절한 부동산 투기를 발본색원하고, 부당이득은 환수하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부산에도 공무원을 포함해 부산도시공사 등 개발 관련 기관이 있다. 이들 기관 종사자들도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한꺼번에 안 된다하면 순차적으로 해나가면 된다. 그렇게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장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
3월 24일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사진=최준필 기자
―‘최장수’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며 행정가로서 면모를 보여줬지만, 반대로 지역구 관리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동전의 양면이다. 해수부 장관으로 성과를 냈지만, 지역구에는 자주 못 왔다. 해수부 장관을 하면서 역대 최고의 해수부 장관이었다는 평가까지 과분하게 얻었다. 해운재건 계획을 세워 8조 원 규모의 선박을 발주해 성공적으로 진수했다. 이로써 한국 해운사업과 4분의 1 토막까지 났던 조선 산업이 살아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현재 부산은 3기 암환자라고 말할 정도로 수술이 필요한 위기의 도시다. 해수부 장관으로 큰 성과를 거둔 경험을 부산시에 접목시키겠다. 능력이 검증된 일꾼 시장이 수술을 맡는 게 부산을 살리는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박형준 후보와 차별화하는 김영춘표 정책이 있다면.
“부산 북항과 원도심 지역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미 내가 해수부 장관 재직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해 기본 계획안에 넣어놓은 사안이다. 부산은 경제자유구역이 인천의 3분의 1 수준이다. 가뜩이나 수도권 집중이 심하다 하는데, 경제자유구역 지정도 불공평한 처사다. 부산 북항 및 원도심도 송도·청라같이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 외국기업을 유치해 경제중심지를 만들어내겠다. 부산에 공영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도 발표했다. 공영 거래소 형태로 추진되는 것은 세계 최초다. 또한 가덕도 신공항 조기 착공 등도 국민의힘이나 박형준 후보는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공약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궁금하다.
“부산의 꿈이다. 김영춘은 부산의 꿈을 제시하는 드리머(Dreamer)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부산을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로 만들겠다. 그 방법론으로 YC노믹스를 선포했다. YC노믹스에는 부산의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천지개벽 프로젝트’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싱가포르 프로젝트’가 있다. 천지개벽은 가덕도 신공항, 북항재개발, 경부선숲길 조성 등이 있다. 싱가포르 프로젝트는 경제자유구역 확대,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세계수준대학 육성 등 경제 프로그램이 있다.”
―마지막으로 각오와 지지율을 뒤집을 방안을 들려 달라.
“정공법이다. ‘부산 힘듭니다. 이대로 가다간 말라 죽습니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정치선거가 아니라, 부산 살림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경제시장을 뽑는 경제선거로 치릅시다’라고 부산시민들 마음에 호소하려고 한다. 부산시민들께서 동의하고 호응해주시면 이길 수 있다.”
부산=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