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 40대도 ‘야당 승리’ 예상…과거 여론조사 비해 ‘정당 보고 투표’ 비율 높아져
서울시장 보궐선거 벽보를 바라보는 시민. 사진=박정훈 기자
서울·부산시장 모두 야당이 당선될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전체 54.4%를 기록했다. 서울·부산시장 모두 여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 응답한 비율은 22.7%였다. 응답자 가운데 15.4%는 여야가 서울·부산 선거에서 각각 한 곳씩 승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타 의견은 2.5%,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5%였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당의 보궐선거 싹쓸이를 예상하는 응답자가 과반을 넘어섰다. 서울·부산에서 여당이 모두 승리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와 최소 한 곳에선 여당이 승리할 것(여당 모두 승리, 여야 한 곳씩 승리)이라고 한 응답자 비율은 38.1%였다.
전 지역에서 야당이 4·7 보궐선거 서울·부산시장을 배출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3월 여론조사에선 호남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전체에서 이런 의견이 우세했다(관련기사 [3월 여론조사]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모두 승리 예상’ 40.1%).
그런데 4월 여론조사에선 호남 여론에도 변화가 생겼다. 광주·전라 지역에서 서울·부산시장 모두 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31.2%였고 여당이 서울·부산에서 모두 이길 것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29.7%였다. 오차범위 안에서 역전된 양상이다.
연령대별로 따져 봐도 흐름은 비슷했다. 전 연령대가 야당의 보궐선거 승리를 예상했다. 20대와 30대는 야당 모두 승리에 응답한 비율이 각각 49.1%, 56.7%였다. 50대와 60대 이상 장년층에서도 야권 승리를 예상한 비율이 각각 51.8%와 65.4%로 과반을 넘었다. 앞서 언급한 연령대에선 여당이 최소 1곳 이상 승리할 것이란 응답보다 야당이 2곳 모두 승리를 가져갈 것이라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양상을 보이는 40대에서도 야당 승리를 점치는 비율은 43.5%였다. 반면 여당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33.4%였다. 여야가 각각 한 곳씩 승리를 나눠가질 것이라 응답한 비율은 17.1%였다.
정치적 이념 성향을 토대로 살펴보면 보수층과 중도층은 야당의 승리를 예상했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 밝힌 응답자 가운데 70.9%가 야당 승리를 예상했다. 여당 승리를 예상한 보수층 응답자 비율은 19.8%, 여야 1곳씩 승리를 예상한 비율은 7.1%였다.
이념 성향을 중도층이라 밝힌 응답자 중에는 63.2%가 야당의 보궐선거 승리를 예상했다. 여당 승리를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16.8%였다. 여당 승리를 예상한 응답자 비율이 보수층보다 낮게 나타났다. 한 곳씩 여야가 승리할 것이란 응답자 비율은 15.0%였다.
진보층 정치성향을 가진 응답자들은 여당이 서울·부산시장 선거 모두 이길 것이라는 비율이 40.9%였다. 27.5%는 야당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야가 한 곳씩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26.1%였다.
‘만약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떤 기준으로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 중 42.8%가 인물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정당을 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5.5%였고, 기타 기준에 따라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17.1%였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20대와 30대에선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근소하게 앞섰다. 10~20대에선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39.6%였고, 인물을 보겠다고 한 응답자 비율은 37%였다. 30대는 정당을 보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40.5%, 인물을 보겠다는 비율이 38.4%였다.
40, 50대 그리고 60대 이상 중·장년층에선 인물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높았다. 40대는 인물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46.8%, 정당을 보겠다는 비율이 36.0%였다. 50대는 인물 47.3%, 정당 31.3% 비율을 보였다. 60대 이상에선 42.9%가 인물을 보겠다고 했고 32.9%가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했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이번 여론 조사에서 지역과 연령에 상관없이 야당의 보궐선거 승리를 전망하는 여론이 높아진 배경에 대해 “최근 다른 여론조사 결과들을 시민들이 많이 접하면서 보궐선거는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겠다’는 인식이 확장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여기다 문재인 정부 심판이라는 키워드가 부상하면서 야당 승리를 기원하는 지지자들이 결집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투표 기준 관련 조사 결과가 상반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청년층은 자신이 느끼는 것을 그대로 응답하는 성향을 보였다”면서 “각 정당에 대한 호불호를 강하게 느끼는 가운데 정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중장년층의 경우 ‘정당에 투표한다’고 답할 경우 과거 지역주의에 매몰된 투표 성향을 보이는 것이라 비칠 가능성을 염려해 투표 기준을 ‘인물’로 응답한 비율이 높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과거 여론조사에 비해 ‘정당에 투표할 것’이란 응답 비율이 높아진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대상 :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크기 : 1000명 표본오차 : ±3.1%포인트(95% 신뢰수준) 표집방법 : 2020년 12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조사방법 : 유선 및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응답률 : 3.0% 조사기간 : 2021년 3월 28일 ~ 2021년 3월 30일(3일간) 조사기관 : (주)조원씨앤아이 |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