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6차공판 증인신문…미신고후원금 기부자 K씨 증인신문 특보 이씨는 불참/재판부 “공판 2주 간격으로 열것” 집중심리 예고
5일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는 김선교 의원.
[여주·양평=일요신문]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선교 국회의원(사진, 61, 여주시·양평군)에 대한 6차공판이 열렸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재판장 조정웅 부장판사)는 김선교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씨(여·48)에 대한 6차공판을 5일 오후 2시 101호 법정에서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 의원 특별보좌관 이씨가 허리디스크를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미신고 후원금을 기부한 K씨를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등 김 의원의 미신고후원금 인지여부를 둘러싼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변호인 측에서는 김 의원이 미신고후원금 존재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검찰은 미신고후원금 4,771만원에 대해 김 의원이 사전에 이를 알지 못했다는 것인데, 실무자들이 후보자의 동의나 보고 없이 거액의 미신고후원금을 모금하고 집행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김 의원 특별보좌관 이씨가 후원회회계책임자로부터 미신고 후원금 4,771만원 중 잔액 311만원을 받아 갔다고 보고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알았는지 여부와 함께 당시 선거홍보기획을 총괄하면서 미신고후원금 존재를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등을 캐물을 예정이었으나 이날 불참하면서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8차공판에서나 이뤄질 전망이다.
미신고후원금 기부자 K씨 “김 의원 핸드폰 번호조차 모른다”
검찰은 K씨(남, 82)가 50만원을 기부한 미신고후원금 역시 김 의원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변호인 측에서는 김 의원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K씨는 “아내가 선거캠프에 가자고 하여 따라갔을 뿐”이라면서, “아내가 캠프 사무실 책상위에 봉투를 내려놓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봉투에 돈이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이어 K씨에게 “김 의원 전화번호를 아느냐”고 물었고, K씨는 “전화번호를 모른다. 전화번호도 저장되어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검사는 K씨의 전화통화 내역을 제시하면서 “증인이 3월 8일 저녁 8시 54분 경 김 의원에게 통화한 기록이 있다”면서 “전화번호도 모른다면서 이날 어떻게 전화했느냐”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K씨는 “전화한 적이 없다.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했다.
검사는 또 “김 의원이 2020년 4월 26일 오후 2시 29분경 증인에게 전화를 했는데, 후원금과 관련하여 감사 전화 아니었느냐”고 묻자 K씨는 “선거와 관련하여 잘 좀 봐달라는 내용이었으며, 후원금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며, 김 의원이 미신고후원금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검사는 “전화를 걸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난다면서 통화내용이 ‘후원금과 관련된 내용은 아니다’라는 사실은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재차 다그쳤고, K씨는 시종일관 “기억이 안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변호인 반대신문에서는 K씨는 “김 의원과 같은 옥천면에 살면서 김 의원이 초등학교 때 배구를 지도했던 적이 있지만 평소 연락한 사이는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2020년 4월 6일 김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처음에는 “받지 않았다”고 답변했으나 변호인의 재차 질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K씨는 “당시 김 의원이 잘해달라고 말한 내용 외는 기억이 안 난다”고 거듭 주장했다.
검찰은 앞서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K씨의 전화진술을 청취한 녹음 CD를 제출했다.
김 의원 측 증인 8명 무더기 신청
재판부 “2주 간격 공판 열 것”
다음 7차공판은 오는 19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7차공판에서는 김 의원 부인 수행원 지씨와 캠프 상황실장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다. 이어지는 8차 공판에서는 이 사건 주요 증인인 김 의원 특보 이씨와 2017년 대선 당시 양평연락사무소장을 맡았던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진다.
이후 9차공판에서는 변호인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선거대책본부장 한씨, 회계책임자 경씨, 선거홍보기획단장 이씨, 전 양평군의회 의장 박씨와 검찰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어, 김 의원 측이 증인신문에서 어떤 새로운 카드를 내놓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재판장은 공판이 늦어지자 “앞으로 2주에 한 번씩 재판을 열겠다”고 밝혀 1심 재판이 집중 심리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의 증인신문을 끝으로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씨에 대한 공판은 마무리 될 예정이며, 선거대책본부장 한씨와 선거홍보기획단장 이씨, 후원회 회계책임자 이씨 등 3명에 대한 공판이 이어진다. 이후 당협운영위원장 이씨 등 운영위원 11명과 유세단장 이씨, 유세차량 운전기사, 선거연설원 3명, 선거운동원 35명 등 나머지 51명의 공판이 예정되어 있다.
김 의원 100만원 이상·회계책임자 300만원 이상 벌금시 당선무효
김 의원은 지난 해 4.15 총선 기간 연간 1억5천만 원으로 정해진 후원금 액수를 초과해 총 66회에 걸쳐 4,771만 원을 모금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초과 모금한 후원금 등을 선거비용으로 사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회계책임자 경씨는 선거비용 관련 회계보고를 제출하면서 3,058만 원 상당의 선거비용 지출내역을 누락하여 허위 회계보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출직 공무원인 김 의원이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거나 회계 책임자 경씨가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으면 당선무효 처리된다.
3선 양평군수 출신인 김 의원은 2020년 4월 15일에 치러진 21대 총선에 여주시·양평군 후보로 출마해 초선으로 당선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