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문제부터 사생활 흠집내기까지 여론전 ↑ “법정에서 시시비비 가리자”
방송인 박수홍이 형 박진홍 메디아붐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형수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사진=연합뉴스
당초 박수홍 측은 박 대표에게 일체의 피해 보상 없이 양측의 재산을 7대 3으로 나누고, 함께 기부와 사회 봉사를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박 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박 대표 측이 합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고소장을 정식 접수했다는 것이다.
노 변호사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횡령’이다. 따라서 박수홍과 본 법무법인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 법의 판단을 받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여론전을 하지 않기 위해 일방적인 사생활 폭로나 흠집내기 루머 등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3일 박수홍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박수홍과 박 대표는 매니지먼트 명목으로 법인(라엘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 라엘)을 설립한 뒤 수익을 8대 2로 시작해 7대 3의 비율로 분배할 것을 약정했다. 그러나 7대 3의 분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형 박 대표와 그 아내가 법인카드를 개인 생활비로 무단 사용하고, 박수홍의 출연료를 정산하지 않았으며, 각종 세금이나 비용을 박수홍에게 부담시킨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 박수홍 측의 주장이다. 특히 박수홍의 방송 출연료로만 이루어진 또 다른 법인인 주식회사 메디아붐의 경우는 박수홍의 지분이 하나도 없고 지분 100%가 박 대표와 그의 가족으로 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또 지난 2020년 1월 자신의 명의로 ‘더 이에르’라는 법인을 새로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인에 자본금 17억 원이 투입된 것을 확인한 박수홍 측이 박 대표에게 7차례에 걸쳐 자금 출처를 소명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에 대한 대답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는 게 박수홍 측의 주장이다. 4월 5일 전까지 응답이 없을 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최종 통보한 상황에서도 박 대표가 대응하지 않음에 따라 결국 고소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박진홍 대표 측은 이번 사건의 시발점이 횡령이 아닌 박수홍의 여자친구로 인한 가족 간 갈등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진=다홍이랑엔터테인먼트 제공
박 대표는 이번 사태에서 직접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았으나 측근들을 통해 입장을 밝혀 왔다. 특히 지난 4일에는 이 사태가 자신의 횡령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박수홍의 여자친구 소개 문제에서 비롯됐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단독 보도한 스타뉴스에 따르면 박 대표 측은 “지난해 설 명절 박수홍이 가족들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하려 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이 문제를 시발점으로 박수홍과 가족들 간 갈등이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박수홍이 어머니와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상암동 아파트의 명의자가 박수홍의 여자친구로 지목된 1993년생의 여성으로 바뀌었고, 이로 인해 갈등이 커지다 지난해 6월 들어 형제가 완전히 갈라서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박수홍에게 쏠린 여론을 움직이진 못했다. 가족 간 갈등과는 별개로 박수홍이 횡령 의혹을 처음 인지한 것으로 알려진 박 대표의 새 법인 문제나, 수차례에 걸친 박수홍의 소명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박 대표 측이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은 탓이다.
박수홍 측은 “그동안 두 법인 세무 일을 오랜 기간 보던 세무사를 통해 지금의 문제를 뒤늦게 확인한 뒤 자료를 확보했다. 회계 장부 역시 이런 문제를 인지한 이후에야 박수홍이 늦게 사실확인을 위해 열람한 것이었을 뿐, 회계 관리는 형인 박 대표와 그의 배우자가 해왔기에 박 대표 측이 이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회계 처리에 대해 ‘소명 요청’을 번번이 묵살하고 아직까지 자료를 제시 못하고 있는 쪽은 박 대표 측”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 측은 박수홍이 지난해 8월 라엘과 메디아붐엔터테인먼트의 법인통장과 공인인증서, OTP카드, 라엘 법인 명의로 소유 중인 부동산 월세 통장과 이체 관련 자료들도 모두 가져갔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단순 이체나 출입금 자료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박 대표와 함께 교차검증을 해야 한다는 게 박수홍 측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박 대표 측이 응하지 않았기에 결국 형제가 모두 법정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
한편 박수홍의 고소 사건에서 정확한 피해액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검찰 직고소라는 점에서 5억 원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부터 경제범죄 가운데 5억 원 이상의 사기 및 횡령, 배임 등만이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대중들에게 처음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됐던 유튜브 댓글에서는 박수홍의 피해 금액이 100억 원에 달한다고 적혀 있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