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국·정혁 형제가 이끄는 물류·친환경 계열사 성장세…편의점 유관 사업들이라 편의점 업황이 변수될 듯
한 CU 편의점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일요신문DB
최근 신사업 부문에서 잇따라 성과가 나오면서 내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두 아들의 경영 승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비(非) 편의점 사업 부문 또한 편의점 실적과 연동하는 구조라 아직은 시장 안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편의점 사업부의 성장률이 포화 논란 속에 한 자릿수대로 뚝 떨어진 만큼, 자칫하면 정체된 와중에 계열사 일감만 챙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BGF에코바이오, 흑자 전환 기대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계열사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BGF에코바이오. BGF에코바이오는 지난해 3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 생산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인천하이테크 내 1만 5623㎡(약 4726평) 부지에 총 490억 원을 투자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BGF에코바이오의 매출이 10억 원, 영업손실이 50억 원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영업손실이 대폭 줄어들고, 조만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CU 제품군 상당수가 플라스틱류 제품군으로, 이 제품들은 점진적으로 생분해성으로 교체돼야 한다”면서 “BGF에코바이오의 안정적 매출이 가능하며 가시적인 성과는 2022년쯤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류업체 BGF로지스 또한 코로나 특수를 타고 고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44억 원, 84억 3200만 원으로 전년대비 13.16%, 642% 성장했다. BGF에코바이오처럼 앞으로의 기대감은 더 높다. 특히 주목받는 것이 네이버와의 제휴다. BGF와 네이버는 올해 초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는데 업계에서는 네이버 쇼핑몰에서 파는 상품을 편의점 CU에서도 팔거나, 네이버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CU에서 픽업하는 사업을 선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떤 형태든 CU의 물류를 책임지는 BGF로지스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BGF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이나 물류 등이 고성장하면서 내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면서 “다만 홍 사장과 홍 전무가 각각 1982년, 1983년생이라 경영 승계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BGF리테일 본사 전경. 사진=이종현 기자
문제는 신사업이 기존 편의점 사업과 연관된 사업인 만큼 자칫 CU가 가져가야 할 이익이 계열사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 같은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BGF그룹이 아직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전히 끝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지주회사 BGF가 보유하고 있는 BGF리테일 지분이 30%에 불과하고 BGF에코바이오와 BGF네트웍스 지분은 각각 83.3%, 100%라 이 같은 의심이 계속 제기되는 것이다. 오너 입장에서는 지주회사 지분이 많은 기업이 더 성장하는 것이 승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BGF에코바이오는 홍정혁 전무가 개인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이 편의점 의존도가 높아 업황에 따라 성과가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BGF로지스가 기대하는 네이버와의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도 결국 CU가 있어야만 가능한 사업이고, 식품업체 BGF푸드의 도시락 사업도 CU 덕분에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봐도 이 같은 경향이 드러난다. BGF로지스와 화물차 운송업체 씨펙스로지스틱, BGF푸드, 인력소싱업체 BGF휴먼넷은 지난해 총 3245억 8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적다고는 할 수 없는 규모이지만, 대부분 내부거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결국 BGF그룹은 편의점이 계속 성장하며 이끌어줘야 다른 계열사도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구조”라며 “편의점이 성장하지 못하면 계열사 일감 지원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BGF그룹 관계자는 “현재 친환경 봉투는 공정한 입찰을 통해 선정한 제조업체로부터 공급을 받고 있다”면서 “식품제조와 물류 등에서 외부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내부 거래에 대한 특별한 법적 이슈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등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과 가맹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영훈 언론인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