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열애설이 쏘아올린 작은 공…계약 위반→‘시간’ 불성실 태도 논란→서예지 조종설까지
열애설로 시작해 ‘조종설’까지 불거진 배우 김정현. 사진=tvN 제공
특히 김정현은 tvN ‘철인왕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차세대 남배우로 꼽히는 등 탄탄대로의 앞날이 기대되고 있던 차였다.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을 통한 열애설이 그에겐 결코 마이너스가 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문제는 김정현과 서지혜가 모두 열애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연예매체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로 이들이 서로의 집을 오가며 데이트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서지혜의 소속사인 문화창고 측은 “김정현이 곧 FA(자유계약)라서 소속사 이적 문제로 상담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집에서 상담이 이뤄진 이유는 코로나19 시국에 외부에서 만나는 것보다 실내에서 만나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열애설 해명치고는 다소 황당했던 이 해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태를 이끌었다. 김정현이 소속사 이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현 소속사인 오앤엔터테인먼트 측이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오앤엔터 측은 김정현이 2018년 MBC 드라마 ‘시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섭식장애와 수면장애 등 건강상의 문제로 중도 하차해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기간이 약 11개월 가량 연장됐으므로 그 기간만큼 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3년 전 MBC 드라마 ‘시간’에서 불거진 김정현의 불성실한 태도와 중도하차의 배후에 서예지가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사진=최준필 기자
그러나 계약 갈등이 발생하면서 오앤엔터 측도 더 이상 김정현을 감싸야 할 이유를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오앤엔터 측은 ‘시간’ 제작발표회에서 태도 논란이 불거진 것이 “김정현의 이성 관련 사생활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방송가의 의견을 종합하면 당시 김정현의 여자친구가 김정현이 멜로 장르에 출연하는 것을 반대해 사사건건 촬영과 콘셉트에 관여해 왔고, 이 탓에 김정현이 도리어 제작진에게 멜로 신을 빼 줄 것을 당당히 요구하기도 했다. 애초에 장르가 ‘멜로’ 였음에도 불구하고 남주인공과 여주인공 간의 스킨십 장면이 드물었던 것이 이런 이유에서였다는 것.
이처럼 김정현을 배후에서 ‘조종’한 사람이 서예지로 지목되면서 ‘김정현 사태’는 또 다른 변곡점을 맞았다. 서예지와 김정현은 2018년 개봉한 영화 ‘기억을 만나다’에서 커플 연기로 처음 호흡을 맞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일 연예매체 디스패치의 보도에 따르면 김정현은 2018년 서예지와 연인 관계에 있었고, 서예지는 김정현이 상대역인 여성 배우는 물론 여성 스태프들에게도 ‘인사’ 조차 하지 못하게 막았다. 김정현이 자신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것 같으면 “기분이 나쁘다”라며 영상 또는 사진으로 현장을 촬영해 자신에게 보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디스패치가 이날 공개한 서예지와 김정현 간 문자 메시지에서 서예지는 김정현을 “김딱딱씨”라고 부르며 “행동 딱딱하게 잘 하고. (대본) 수정 잘 하고”라고 지시한다. 김정현은 서예지에게 자신의 하루 일과를 보고 하며 “오늘 여자 스태프에게 인사도 안 했고요. 다른 사람한테 완전 딱딱” “장(준호) 감독한테 다시 한번 로맨스 안 된다고 못 박았어요. 9부 대본 나왔는데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할 것 같아서요”라고 답한다. 서예지가 ‘시간’ 대본에서 서현과의 스킨십 장면을 수정할 것을 지시하고 김정현은 마치 꼭두각시처럼 이를 그대로 따르는 모습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서현과 팔짱도 끼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지시’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에 함께 출연한 서지혜와 열애설과 소속사 이적 문제가 함께 불거졌던 김정현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진=일요신문DB
김정현은 오앤엔터 측이 계약 분쟁을 언급할 때부터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전속계약을 저울질하고 있던 문화창고 측도 이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날 새롭게 언급된 서예지는 당장 내일인 13일 영화 ‘내일의 기억’ 언론시사회를 앞두고 있다. 그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상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과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방송연예계 초유의 ‘연예인 갑질’ 사례가 되는 셈이다. 2018년을 기준으로 김정현과 서예지는 드라마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네임밸류’를 갖추지 못한 이들이었다. 김정현의 경우는 2015년 데뷔해 2017년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으로 MBC 연기대상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지만 ‘유망주’ 수준에 그쳤다. 서예지의 데뷔는 그보다 2년 빠른 2013년이었으나 대중들에게 그를 각인시킨 것은 2017년 OCN 드라마 ‘구해줘’에서였다. 그런 이들이 모든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의 노력을 배신한 셈이 되는만큼 이들의 향후 입장 발표에 관련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논란의 시발점이 된 김정현의 소속사 이적 문제는 오앤엔터 측이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에 진정서를 제출함에 따라 오앤엔터, 문화창고와 연매협 간의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매협은 ‘템퍼링’(사전접촉)에 대해 전속계약 만료 3개월 전까지는 다른 기획사와 접촉하거나 계약을 맺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정현이 문화창고 측과 접촉한 시점이 계약 만료 3개월 전으로 확인될 경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