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원 벌금에 이어 지분 매각 요구…인수후보 국유 자산운용사 제시
중국 정부가 앤트그룹의 창업자 마윈에게 지분 매각을 요구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영상 캡처
로이터통신은 18일 앤트그룹이 규제 당국의 종용에 따라 마윈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고 통제권을 포기하는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트그룹은 마윈의 지분 매각이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해 왔으나 적어도 세 차례에 걸쳐 논의가 진행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위원회는 3월까지 마윈과 앤트그룹 경영진을 만나 마윈이 앤트그룹에서 손을 떼는 방안을 논의했다. 앤트그룹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마윈의 지분을 알리바바그룹 기존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법을 고심 중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경영권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국은 마윈이 자신의 지분을 가까운 기업이나 개인에게 팔아선 안 되고, 앤트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국은 중국 국유 자산운용사를 인수 후보로 제시했다.
마윈은 앤트그룹 지분을 직접 갖고 있지는 않지만 페이퍼컴퍼니 구조를 통해 앤트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마윈이 공개석상에서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정책 기조를 비판한 뒤 마윈과 앤트그룹,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까지 당국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종 승인까지 났던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을 전격 중단시켰고, 반독점 위반으로 알리바바그룹에 3조 원대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