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김창열 변심 탓? “펜션사업 이하늘 주도” 보도도…김창열 조문에 “나중에 얘기하자”
DJ DOC의 리더 이하늘(본명 이근배·50)이 팀의 보컬 김창열(47)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4월 17일 제주 서귀포시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이현배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원인으로 김창열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창열은 “억측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지만, 격한 갈등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창열이 돈을 안 내 생긴 일?
이하늘과 김창열 사이의 갈등은 이하늘의 동생인 가수 이현배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격화되기 시작했다. 힙합그룹 45RPM으로 활동한 이현배는 DJ DOC 음반에도 참여하면서 김창열과 가깝게 지냈다. 형인 이하늘과 예능프로그램에도 동반 출연해 대중에 얼굴을 알린 뮤지션이기도 하다. 제주도에서 지내는 근황을 종종 알린 이현배의 심장마비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김창열은 고인을 추모하면서 ‘친구야! 하늘에서는 더 행복하길 바래’라는 글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그러자 이하늘이 댓글을 통해 ‘네가 죽였다’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하늘은 댓글 공격에만 그치지 않았다. 동생 사망 이틀 뒤인 19일 자신의 SNS 라이브방송을 통해 최근 동생이 겪은 ‘생활고’의 원인으로 김창열을 지목했다. 이하늘에 따르면 DJ DOC 멤버 3명은 1억 3000만 원씩 투자해 제주도에 공동으로 땅을 샀다. 매입 과정에서 멤버 정재용은 돈이 부족해 빠지게 됐고, 그 지분을 이현배가 승계했다. 이런 과정에서 김창열은 대출까지 받아 구매한 땅을 그냥 두고 이자만 낼 수 없다면서 인테리어 공사를 해 펜션 사업을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인천 아파트 등 재산을 처분하고 땅 지분을 확보한 이현배가 이하늘, 김창열을 대신해 제주도에 정착해 게스트하우스를 위한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등을 도맡아 왔다고 한다.
두 사람은 2018년 제주도에서 열린 이하늘의 결혼식에서도 땅과 게스트하우스 문제로 크게 다툰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식 이후 피로연에서 김창열이 ‘리모델링 비용으로 8000만 원을 예상했는데 1억 2000만 원이면 낼 수 없다’고 말해 다툼이 시작됐고, 이후 공사비용을 이현배가 충당해오다가 생활고에 직면했다는 게 이하늘의 주장이다. 이어 “김창열이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면 문제를 만들지 않으려고 했다”며 “동생을 보내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이젠 그러고 싶지 않다. 다 까발리겠다”고 말했다.
이런 이하늘의 주장에 김창열은 바로 반격을 하진 않았다. 대신 4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선, 고인이 되신 이현배 님의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며 “DJ DOC는 1994년 데뷔 이후 많은 시간을 서로 의지하고 함께하며 성장해 온 그룹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함께 비즈니스를 진행하기도 했었고 좋지 않았던 상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고인을 떠나보내는 슬픔이 가시지도 않은 채 오래 전 일을 꺼내기엔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라고만 밝히며 억측과 추측의 자제를 부탁했다.
4월 17일 제주 서귀포시 자택에서 고 이현배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Mnet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방송에서 활짝 웃고 있는 고 이현배의 모습. 사진=M.net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방송 화면 캡처
#과연 누가 최초 제안자일까?
이하늘의 주장에 김창열이 자신의 주장으로 맞서는 대신 지금은 오래 전 일을 꺼내기엔 조심스럽다고만 밝힌 상황에서 DJ DOC의 한 측근이 이하늘의 주장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OSEN’ 인터뷰에서 측근 인사는 “제주도 땅을 사게 된 것은 이하늘의 적극적인 제안 때문”이라며 “망설이던 김창열, 정재용이 제주도 땅을 구입한 것은 이하늘의 제안이었다. 고 이현배가 아파트를 처분해 정재용 대신 제주도 땅 지분을 넘겨받은 것도 애초에 친형 이하늘의 권유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늘이 SNS 라이브방송을 통해 김창열의 주장으로 펜션을 만들어 숙박업소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는 주장과 달리, 측근은 이하늘의 적극적인 제안 때문에 이들이 제주도 땅을 사게 됐다는 주장하고 있다.
이하늘과 측근의 주장을 종합하면 기본적으로 2016년에 제주도에 땅을 사는 과정을 주도한 것은 이하늘로 보인다. 이하늘은 라이브 방송에서 ‘평균 시세보다 싸게 나온 게 있어’라고 구입 과정을 언급했는데 이는 부동산 투자 개념의 매입으로 풀이되는 발언이다. 그리고 이후 그곳에 펜션을 만들어 숙박업을 하자는 제안은 김창열이 적극적으로 했다는 게 이하늘의 주장이다.
DJ DOC의 제주도 땅 매입이 알려진 것은 2018년 2월이다. 당시 스포츠경향은 이하늘과 김창열이 제주도 게스트하우스를 인수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한다. 이 기사에선 이하늘이 주도적으로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이끌고 있다고 나온다. 또한 정재용을 포함한 DJ DOC가 아닌 이하늘과 김창열이 주체이며, 이현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이현배에게는 왜 지분이 전혀 없나
이하늘과 측근의 주장에서 거듭 지분 얘기가 나온다. 이하늘의 주장에 따르면 DJ DOC 멤버 3명은 1억 3000만 원씩 투자해 제주도에 공동으로 땅을 샀다. 매입 과정에서 멤버 정재용은 돈이 부족해 빠지게 됐고, 그 지분을 이현배가 승계했다. 측근 역시 이현배가 아파트를 처분해 정재용 대신 제주도 땅 지분을 넘겨받았다고 한다. 지분 부분에 대한 주장은 양측이 거의 일치한다.
문제가 된 부동산은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로 토지와 해당 토지에 있는 건물 두 채다. 이 부동산의 매매는 2016년 8월에 이뤄졌고 거래가액은 4억 6000만 원이다. 그리고 소유자는 이근배(이하늘 본명)와 김창열로, 지분을 절반씩 공유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의 이하늘 김창열 공동 소유 부동산의 모습. 사진=스타채널 디 오리지널
그렇지만 부동산등기부에 나타난 지분은 다르다. 문제가 된 부동산은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로 토지와 해당 토지에 있는 건물 두 채다. 한 개의 토지와 두 개의 건물로 이뤄진 이 부동산의 매매는 2016년 8월에 이뤄졌고 거래가액은 4억 6000만 원이다. 소유자는 이근배(이하늘 본명)와 김창열로 지분을 절반씩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2016년 9월 소유권 이전이 이뤄지자 바로 김창열은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2억 3000만 원가량(채권최고액 3억 원)의 대출을 받는다.
이하늘은 김창열이 대출까지 받아 구매한 땅을 그냥 두고 이자만 낼 수 없다면서 인테리어 공사를 해 펜션 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하는데 실제 김창열은 자기 지분의 대부분을 대출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등기부에는 정재용와 이현배의 지분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정재용의 지분이 전혀 없었던 터라 이현배가 승계 받은 지분 역시 없었다.
함께 부동산 투자를 한 이하늘과 김창열의 갈등은 해당 부동산을 펜션으로 만들어 숙박업을 하기 위한 인테리어 공사에서 빚어졌다. 2018년 2월 이하늘 주도로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그해 10월 이하늘은 제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바로 이날 김창열이 ‘리모델링 비용으로 8000만 원을 예상했는데 1억 2000만 원이면 낼 수 없다’고 말해 다툼이 시작됐다는 게 이하늘의 주장이다. 인테리어 공사비용이 인당 1억 2000만 원이면 총 2억 4000만 원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즈음 이현배가 자신의 아파트 등을 팔아 확보한 금액으로 인테리어 공사비용으로 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현배의 지분은 부동산이 아닌 펜션 사업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펜션 사업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펜션 사업 리모델링 공사는 난항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Mnet(엠넷)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방송에 이현배의 근황이 소개될 당시에도 인테리어 공사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됐다. 그리고 결국 안타까운 이현배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
4월 20일 오후 5시 무렵 김창열이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현배의 빈소에 들어갔다. 이하늘과 김창열의 갈등이 수면 위에서 격화된 뒤 첫 대면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대화는 오갔지만 이하늘이 “(이)현배 조문하는 자리니깐 우리 얘기는 다음에 하자”고 차분하게 말했고 김창열도 조용히 애도를 표하고 돌아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