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가상자산 인정 못하겠다면서 왜 세금 매기나”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암호화폐와 관련해 강경발언을 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에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은성수 위원장은 전날(22일) 암호화폐 규제 등에 대해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며 ‘9월 전 거래소 폐쇄’까지 운운한 바 있다.
전용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으로 보는 위원장과 금융당국의 태도가 잘못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전 의원은 “인정할 수 없으면 대체 왜 특금법(특정금융정보법)으로 규제하고, 세금을 매기는 건지 모르겠다”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무책임한 태도가 공무원의 바른 자세인가”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이건 기성세대의 잣대로 청년들의 의사결정을 비하하는 명백한 ‘꼰대’식 발언”이라며 “대체 무슨 자격으로 청년들에게 잘못됐니 아니니를 따지시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전 의원은 이어 “애초에 왜 청년들이 주식, 코인 등 금융시장에 뛰어드는지 이해했다면 이런 말은 나오지 않았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청년들이 평범하게 일자리를 구하고 월급을 모아 결혼하고 집 사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연애, 결혼, 출산, 경력, 집 등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에게 유일한 희망이 금융시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입장을 이해하기보단 질책의 목소리가 먼저 나온다. 그럼 청년들은 대체 무엇을 믿고 무엇에 기대야 하나”라며 “당국이 정말 어른인 척하고 싶었다면 맞니 틀리니 훈계할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이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돈을 벌고 살아갈 방법을 찾아내는 데 주력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 투자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동시에 가상자산사업자는 특금법에 따라 9월 24일까지 신고해야 하며 만약 신고 기한까지 등록하지 않으면 폐쇄될 수 있다고 알렸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