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울보들’, ‘인종차별주의자’로 칭하며 조롱하는 글에 주한벨기에대사관의 부적절한 대응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벨기에대사는 사건 발생 13일 만인 22일 부인이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주한벨기에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벨기에대사의 부인은 지난 9일 서울 용산구의 옷가게에서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외교부는 21일 주한벨기에대사관에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대사 부인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요청했고 국민 정서를 고려한 사과나 유감 표현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벨기에대사는 사건 발생 13일 만인 22일 부인이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대사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주한벨기에대사는 지난 4월 9일 벌어진 그의 부인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의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녀가 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사가 공식 사과 했음에도 사건에 대한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사관이 한국인들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한 외국인의 댓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점을 문제 삼았다. 한 외국인이 한국인들을 ‘울보들’로 칭하며 “중국인이 너희 뺨을 때리니까 너희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우는 모습이 즐겁다”라는 댓글을 올렸는데 여기에 대사관이 ‘웃겨요’를 눌렀다는 것이다. 대사 부인은 중국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 댓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캡처본이 남아있다.
23일 주한벨기에대사관 페이스북에는 이 사건에 대한 대사관 대응을 비난하는 댓글이 수백 개가 달렸다. 일부 네티즌은 대사관이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한글 사과문이 존댓말로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아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주한벨기에대사관은 “대사 부인이 지금 뇌졸증으로 입원 치료 중이므로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