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요 계열사 지분 상당 부분 보유…배당 통해 상속세 재원 활용 관측
서울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분 상속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하게 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추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일요신문DB
이 회장이 갖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20.76%)은 이재용 절반, 이부진 6.92%, 이서현 3.46% 순으로 상속됐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이자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연결고리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은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을,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남매가 각각 9분의 2를 받았다.
이부진 사장의 보유 지분은 삼성생명 6.92%, 삼성물산 6.24%, 삼성전자 0.93%, 삼성SDS 3.90% 등으로 늘어났다. 이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개인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에 이어 개인 2대 주주에 올랐다. 이서현 이사장의 지분은 삼성생명 3.46%, 삼성물산 6.24%, 삼성전자 0.93%, 삼성SDS 3.90%가 됐다.
이부진 사장은 2001년 호텔신라에 기획팀장으로 입사한 뒤 2010년 사장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올랐다. 이서현 이사장은 2016년 1월부터 3년간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맡아 이끌었다.
지분 구조상 이부진·이서현 자매의 위상이 높아져 각각 호텔신라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축으로 독립(계열분리)을 시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그러나 재계에선 코로나19 사태와 그룹 경영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계열 분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며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던 기간에도 별다른 독립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삼성 울타리 안에서 호텔신라의 자율 경영을 강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호텔과 패션 산업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것도 독립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지분 상속 구도가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강화와 막대한 상속세(12조 원) 분담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동안 이부진·이서현 자매는 삼성전자 주식이 전무해 삼성전자 배당소득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배당소득이 다른 계열사보다 많은 편이다. 지난해 총수 일가는 삼성전자로부터 1조 3079원을 배당받았다. 지난해는 특별배당이 포함됐지만, 특별배당이 없다고 해도 8000억 원 가량을 받는다. 삼성생명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추가로 배당을 받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