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전주국제영화제는 “FILM GOES ON(영화는 계속된다)”이라는 슬로건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관객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필자도 5월 4일 ‘한국영화제작과 OTT의 만남’ 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영화제작환경의 변화와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많은 영화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작사나 투자사들도 힘든 시기를 맞았다. 영화인들이나 관계자들은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예전의 시장으로 회귀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런 의견을 존중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다르다. 우리 영화시장, 그리고 더 나아가 콘텐츠시장 자체의 성장성에 대해선 상당히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한국 콘텐츠가 오랜 시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지난 3~4년간의 변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빠르고 의미심장했다.
사실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그간 아시아나 남미·북미 시장에 진출을 안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대부분이 교민을 중심으로 한 시장이나 국가별 수출을 통해 그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양상을 보였다.
북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영화를 개봉하려면 1억 달러(약 1100억 원) 이상의 개봉 비용을 마련해야만 경쟁력 있게 배급을 할 수 있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한국 영화의 북미 시장에 개봉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OTT들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서비스하면서 천문학적인 개봉비용 없이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한국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한국 콘텐츠를 접한 시청자들은 점차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세계 각국 시청자들이 한국 콘텐츠에 열광하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이에 유수의 글로벌 OTT업체들이 이제 자막의 장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한국의 배우와 스토리, 감독뿐 아니라 한국이 제작하는 콘텐츠를 요구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제 한국 콘텐츠는 세계에서 미국 다음가는 경쟁력을 가진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POP(팝)의 시대를 넘어 K-DRAMA(드라마), K-FILM(영화)이 고유명사로 통하게 됐다. 이런 모든 것을 통틀어 K-CONTENTS(콘텐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여기에 세계시장에서 한국 웹툰과 웹소설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확대되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막연한 낙관론을 펴는 게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예술·문화 업계 전반에 걸쳐 막대한 타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의 영민하고 재능과 감각을 갖춘 창작자들의 능력을 세계가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 역시 중요한 문화적 변화의 흐름이다.
코로나19로 수많은 국민이 어려움에 처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위대한 대한민국은 이 역경을 딛고 일어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콘텐츠 사업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항상 위대했고, 언제나 승리할 것이다.
원동연 영화제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