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고효율 스핀 제백 열전소자 구현 방향 제시

“‘스핀 제벡’ 소자로 열에서 전기 만든다”

- 진현규 교수 “향후 고효율 열전소자 개발…에너지·기후 문제 경감 기여할 것”

[포항=일요신문]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팀이 ‘스핀 제벡 효과’를 이용, 기존 열전소자 대비 공정과 구조가 획기적으로 단순하면서도 우수한 에너지 변환 효율을 보이는 차세대 열전소자를 구현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스핀 제벡 효과’란 자성물질 내부에서 온도 불균형으로 인해 스핀 전류가 발생하고 전기 전류로 변환되는 현상이다. 전기절연체를 이용해 열에너지로부터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효과인 것.

포스텍은 이 대학 기계공학과 진현규 교수, 통합과정 김민영씨 연구팀이 신소재공학과 최시영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스핀 제벡’ 열전소자를 구성하는 자성물질의 내부와 표면의 특성을 동시에 최적화해 고효율 열전소자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그동안 기초연구에 머물러 있던 스핀 제벡 효과를 활용해 차세대 열전소자 구현 가능성을 보인 최초의 연구이다. 

이 연구는 최근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자료=포스텍 제공)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열전소자는 고체물질에 온도차가 주어졌을 때 온도차와 평행한 방향으로 전류가 생성되는 열전효과인 제백 효과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렇듯 열과 전류가 평행한 특성으로 인해 소자 구조가 복잡해지고 공정이 까다로운 한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가해진 온도차에 수직인 방향으로 전류가 생성되는 열전효과를 활용하면 소자 구조를 훨씬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니켈 페라이트(NFO)-백금(Pt) 이중층 스핀 제벡 열전소자를 구현했다.

(자료=포스텍 제공)

특히 해당 소자의 높이 방향으로 온도차가 주어지면, NFO 자성물질 내에서 생성된 스핀전류가 NFO와 Pt 사이의 계면으로 전달된 후 Pt로 주입돼, 이후 Pt 내부에서 전기전류로 변환되게 되는데, 이때 발생한 전기전류는 가해진 온도차와 수직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는 것. 

이러한 스핀 제벡 효과를 이용하면 기존 열전소자에 비해 단순하고 대면적화에 용이한 소자구조 구현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팀으 설명이다.

# 스핀 제백 열전소자 활용 위해 ‘구조와 효율 향상’ 필요

이를 위해 연구팀은 간단한 열처리를 통해 NFO-Pt 열전소자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1200℃ 이상의 고온에서 일정시간 가열한 뒤, 좀 더 높은 온도에서 다시 일정시간 가열한 후 냉각시키는 열처리 기법으로 NFO 물질 내부에 독특한 미세구조를 형성할 수 있음을 주사투과전자현미경 관찰로 발견했다. 

연구팀은 또 동일한 열처리 기법이 NFO와 Pt사이 계면의 품질 또한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두 가지 효과가 소자의 열전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였다고 살명했다.

포스텍 기계공학과 진현규 교수

연구를 주도한 진현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스핀 제벡 효과를 이용해 기존 대비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가지는 차세대 열전소자를 구현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간단한 열처리 기법으로 해당 소자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향후 고효율 열전소자 개발로 이어진다면, 궁극적으로 에너지 문제와 기후 문제를 경감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지원 사업, 전략형국제공동연구사업,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기반 미래소재연구 사업,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