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혼’ 하차 후 다시 제기한 양육비 감액 소송…“자녀 복리 고려하면 수용될 가능성 거의 없어”
전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이 전부인을 상대로 양육비 감액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캡처
김동성은 지난 4월 28일 전 부인에게 “두 아이의 양육비를 기존 1인당 150만 원(매달)에서 40만 원으로 감액해 달라”는 취지의 소장을 발송했다. 이는 그가 연인인 인민정 씨와 함께 출연하던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우리 이혼했어요’에서 하차한 직후 제기한 소송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성은 전처와 2004년 결혼한 뒤 2018년 협의 이혼했다. 2019년 1월부터 아이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한 아이당 150만 원씩 양육비를 매달 지급하기로 합의해 이혼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러나 김동성은 2020년 1월부터 양육비를 주지 않아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됐다. 배드파더스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에게 양육비를 보내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다.
전 부인에 따르면 당시 김동성이 미지급한 양육비는 1500만 원 상당이었다. 반면 김동성 측은 “이혼 후 1년 6개월가량 양육비로 8000만~9000만 원 정도의 돈을 들였다”고 반박했다.
이후 김동성은 전 부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양육비 감액 소송도 진행하려 했으나 ‘우리 이혼했어요’에 출연하면서 이를 모두 취하했다. 당시 방송 출연 목적에 대해서도 “양육비를 벌기 위함”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방송이 중단되면서 다시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김동성의 요구대로 아직 어린 나이의 두 자녀에게 각각 월 4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양육비 감액이 가능할까. 먼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양육비의 감액은 일반적으로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가정법원이 양육비 감액을 구하는 심판청구를 심리할 때엔 양육비 감액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돼 있다.
이외에도 종전 양육비가 정해진 경위와 액수, 줄어드는 양육비 액수, 당초 결정된 양육비 부담 외에 혼인관계 해소에 수반해 정해진 위자료, 재산분할 등 재산상 합의의 유무와 내용, 그러한 재산상 합의와 양육비 부담과의 관계, 쌍방 재산상태가 변경된 경우 그 변경이 당사자의 책임으로 돌릴 사정이 있는지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한다. 즉, 단순히 김동성의 경제 형편이 나빠졌다는 단편적인 이유 만이 아니라 양육비의 감액이 불가피할 만한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정이 있었는지와 그러한 조치가 궁극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필요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김동성의 자녀들은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학업을 위한 비용이 상당한 만큼 김동성의 요구대로 양육비 감액이 이뤄지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 부산가정법원에서 매달 60만 원의 양육비가 과하다는 이유로 양육비 감액 청구 소송을 제기한 한 남성 역시 청구가 기각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청구인이 이혼 후 오랜 기간 동안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 아버지로서 최소한의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았고 상대방이 이행명령, 감치 신청 등 법적 조치를 취하자 그제야 양육비를 일부 지급했는데 이는 자식의 복리를 위해서라기 보다 양육비 지급 의무를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