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미국 진출 이래 가장 오랫동안 한국에서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광저우아시안게임도 있었지만 말이죠. 과분하고 넘치는 사랑을 받았고, 제가 앞으로 어떤 자세로 야구를 해야 하는지, 각오도 새롭게 다질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미국에 도착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여기선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트레이닝복에다 슬리퍼 차림으로 마트를 가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거든요. 세수를 하지 않고 모자만 눌러 쓰고 나가도 불편하지 않고요. 한국에선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가까운 곳에 가려고 해도 옷을 갖춰 입고 나가야 했거든요. 또 한 가지, 여기선 야구장 아니면 사인 요청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만큼 제가 덜 유명해서이겠죠?^^
어느새 2011년 새해가 다가오네요. 2011년은 조금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 같습니다. 박찬호 선배님도 일본으로 가시고, 메이저리그에는 저 혼자뿐이라 선배님이 계실 때랑은 온도차가 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올시즌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해가 될 것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달리고 더 높이 날 것입니다. 새해 <일요신문>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추추트레인’도 응원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애리조나에서 추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