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피아누’ 선두력·근성 함께 갖춰…‘라온핑크’ 혈통 좋고 질주습성 자유로워…‘그레이엔젤’ 체구 크고 잠재력 뛰어나
트리플티아라 우승 후보로 최근 경주력이 뛰어난 닥터파피아누, 라온핑크, 그레이엔젤이 떠오르고 있다. 제주 경마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닥터파피아누(국4·암)
닥터파피아누는 부산 1조 백광열 마방 소속의 암말이다. 현재 레이팅 41점을 기록하며 국내산 4군에 속해있다. 실전 세 번의 경주에서 우승 2회와 준우승 1회를 거두며 복승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직전에는 8마신 차의 대승을 거두며 한 단계 더 늘어난 걸음을 과시, 새로운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선두력과 근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뛸수록 걸음이 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데뷔전에서 2위를 기록했는데 경주 내용은 아주 좋았다. 출발이 매끄럽지 못해 초반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다섯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국 ‘비케이파워’를 잡지 못하고 2위로 통과했지만, 불과 반 마신 차이였고, 결승선 통과 시에는 이기는 걸음이었다. 만약 출발만 제대로 했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데뷔전이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시원하게 우승하며 데뷔전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빠른 출발과 탁월한 초반 스피드로 여유 있게 선행에 나섰다. 직선주로에서도 전혀 지치는 기색 없이 막판까지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3마신 차 완승을 거뒀다. 2위마 쿨가이는 당일 단승식 배당이 무려 1.6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은 능력마였음에도, 완벽하게 따돌리며 한 수 위 기량을 과시했다.
세 번째 경주는 5군 승군전에 1400m 첫 도전이었고, 이번에도 여유 있게 우승했다. 직전과 마찬가지로 빠른 출발을 하며 쉽게 선행을 장악했다. 직선주로에 들어서자 더욱 격차를 벌리며 앞서갔다. 결국 2위권을 8마신 차로 따돌리고 압승을 거뒀다. 막판 100m부터는 우승을 확신하고 제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대부분의 마필들은 승군전에 거리가 늘면 버거워하지만, 닥터파피아누는 정반대로 이전보다 훨씬 여유가 많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주행심사 당시 446kg이던 체중이 현재 476kg으로 늘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모마 피버샴은 명문 혈통 미스터프로스펙터의 직계로 현역 시절 1700m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고, 2018년에 배출한 해피피버(15/4/6)는 현재 2군에서 활약하고 있다.
#라온핑크(국4·수)
라온핑크는 서울 1조 박종곤 마방 소속의 암말로, 현재 레이팅 40점을 기록하며 국내산 4군에 속해있다. 직전 1300m 경주에서 8마신 차 압승을 거두며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였고, 좋은 혈통을 타고난 것으로 분석돼 거리 경험만 쌓는다면 삼관 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
데뷔전 1000m 경주에서 순발력과 끈기를 발휘하며 우승했다. 1번 게이트 이점과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드림펠라’가 워낙 빨라 선행은 나서지 못하고 선입으로 따라가, 직선주로에서 근성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기록도 1분 00초 7(4% 건조)로 매우 빨랐고 전체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깔끔한 데뷔전이었다.
두 번째 경주는 1400m 5군 승군전이었으며, 6위에 그쳐 실망을 안겼다. 스타트 미스가 결정적 패인이었다. 데뷔전과 달리 앞발을 쳐들며 한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왔다. 중위권 전개 이후 직선주로에서 역전을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밋밋한 걸음으로 7마신 차 완패를 당했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2위를 기록하며 직전 부진을 만회했다. 이번에도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출발은 좋았지만 발 빠른 마필이 워낙 많아 선두권에 나서지 못했다. 4코너를 일곱 번째로 돌았으나,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2위까지 올라왔다. 이전 경주와 비교해볼 때 완벽한 전력 향상으로 평가됐다.
네 번째 경주에서는 한 단계 더 늘어난 걸음을 과시하며 8마신 차 낙승을 거뒀다. 빠른 출발과 초반 탁월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선행에 성공했다. 직선주로에서는 더욱 격차를 벌리며 상대마를 압도했다. 막판 100m부터는 추진을 멈추고 제어할 정도로 여유 있는 승리였다.
혈통적 기대치는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마 머스킷맨은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최근 가장 핫한 씨수말 기대주다. 특히 모마 핑크캔디는 첫 번째 배출한 자마 라온퍼스트(2군)가 대성공을 거둬 관계자들의 뜨거운 구애(?)를 받고 있다. 2세마 시절 과천시장배를 석권했고, 최고의 암말을 뽑는 뚝섬배 대상경주(GⅡ)에서도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라온핑크는 좋은 혈통을 타고났고 자유로운 질주 습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앞으로 있을 삼관 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그레이엔젤(국5·암)
그레이엔젤은 부산 21조 민장기 마방 소속의 암말로, 현재 레이팅 35점을 기록하며 국내산 5군에 속해있다. 작년 2세마 시절 압도적인 능력을 과시하며 2연승을 기록, 일찌감치 삼관 우승 후보로 지목되었으나, 최근 경주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뛰어난 체격 조건과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돼 거리 적응력만 키운다면 여전히 우승 가능성은 열려 있다.
데뷔전 1200m에서 2위권을 5마신 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우승했다. 초반에는 스타트가 늦어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으나, 중속을 발휘하며 중위권에 가세한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백광열 조교사가 스타트가 느리고, 거리적성이 길다는 것을 간파하고 1000m를 건너뛰고 1200m에 출전시킨 것이 주효했다.
두 번째 경주에서도 5마신 차로 우승하며 2연승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출발이 늦어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곧바로 스피드를 높이며 선입권에 가세했다. 직선주로에 들어서자 특유의 탄력을 발휘하며 성큼성큼 앞서갔다. 막판에는 우승을 확신하고 제어하는 여유까지 부렸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6위에 그쳤다. 비록 5군 첫 도전이긴 했지만 특별한 강자도 없었고, 이전에 보여준 경주력이 워낙 뛰어났기에 실망감이 컸다. 레이스 전개상 특별한 방해를 받지 않고 중위권에서 편안한 레이스를 펼쳤음에도 막판에 기대했던 탄력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네 번째 경주에서는 2위를 기록하며 나아진 모습을 보이긴 했는데, 우승마 ‘가디스문’과 무려 9마신의 큰 차이가 났다는 점에서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빠른 출발을 했고 페로비치 기수가 선입으로 전력을 다하며 후회 없는 경주를 펼쳤다. 하지만 막판 결승선에서 기대했던 탄력은 나오지 않았다. 끈끈한 맛은 보였으나 폭발적인 걸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가디스문’이 당일 단승식 1.3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고, 3연승을 달리던 능력마였지만 차이가 예상보다 너무 컸다.
최근 두 번의 경주는 분명히 데뷔 당시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500kg대의 좋은 체구를 타고났고, 우수한 잠재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장거리 적응력만 키운다면 삼관 경주 도전도 가능해 보인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