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과기쁨’ 출발부터 끝걸음까지 완벽 향상…‘룰즈클래스’ 혈통 기대치 낮지만 승군 무난…‘델피니’ 혈통·체구 좋아 밥값은 해줄 전망
고고고, 흥과기쁨, 룰즈클래스, 델피니는 지난 경주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경주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임준선 기자
#고고고(국6·수)
고고고는 서울 12조 서범석 마방 소속의 국내산 3세 수말로, 직전 일곱 번째 경주에서 깜짝 2위(단승식 59.1배)를 기록하며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였다. 첫 입상이 상대적으로 늦긴 했으나, 좋은 혈통과 500kg대 훌륭한 체구를 타고나 발전 가능성이 높다.
작년 7월 데뷔전에서 5위를 차지했으며 내용은 기대 이하였다. 당시 단승식 6.9배로 인기 2위였으나, 후미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 채 15마신의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두 번째 경주에서도 5위를 기록했다. 늦은 출발로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펼치다 막판에 올라오긴 했지만 눈에 띄는 탄력은 아니었다.
이후 네 번의 경주에서는 부진을 거듭하며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매번 출발이 좋지 못했고, 막판에도 밋밋한 걸음을 보여 경매 당시의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직전 4월 18일 일곱 번째 경주에서 첫 입상에 성공하며 처음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1700m 첫 도전이었는데, 운 좋게 1번 게이트를 뽑은 데다 데뷔 후 처음으로 좋은 출발을 하며 중위권에서 편안한 전개를 펼쳤다. 4코너를 다섯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짜릿한 역전에 성공했다. 드디어 말값을 하는 순간이었다.
2019년 10월 1세마 경매에서 9000만 원의 고가에 낙찰됐다. 혈통이 좋았기 때문이다. 부마 컬러즈플라잉에 대한 평가도 좋았지만, 모마 ‘명서공주’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다. 1군마 울트라로켓을 배출했고 고고고와 전형제마인 시선포착도 2군까지 진출했다. 이외에 대웅이 2군, 백년시대가 3군까지 진출하며 성공한 씨암말로 평가받았다.
현재 6군에 속해있지만, 직전 경주를 통해 뚜렷한 변화를 보였고 혈통적 기대치와 잠재력을 지녀 4군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예측한다.
#흥과기쁨(외4·수)
흥과기쁨(맨 앞) 3월 28일 열린 렛츠런파크 서울 제8경주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동영상 캡처
흥과기쁨은 서울 48조 김대근 마방 소속의 미국산 3세 수말로, 앞서 소개한 고고고와 마찬가지로 지난 일곱 번째 경주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였다. 당시 단승식 배당이 42.1배로 전혀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완벽한 자력 우승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좀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
주행심사에서 1분 05초 2를 기록하며 9위로 통과해 데뷔전에서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고, 결과 역시 15마신 차 7위에 그쳤다.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는 데뷔전이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도 후미에서 고전 끝에 출전마 7두 중 6위에 머물렀다. 세 번째 경주와 네 번째 경주에서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못한 채 연속 7위를 기록했다.
다섯 번째 경주에서는 12번 게이트에서 의외의 선입 전개로 버티며 2위로 통과했다. 전력 향상보다는 운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세 마필이나 출발이 늦었고, 막판 결승선 통과 시에는 뒤의 말들에게 잡히는 걸음이었다. 레이스 운이 따른 데다 여력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전력 변화로 보기 어려웠다. 바로 다음 경주에서 15마신 차로 9위에 그쳤다는 점이 방증이다.
직전 일곱 번째 경주에서는 완벽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자력 우승에 성공했다. 빠른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전개했고,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적인 걸음을 발휘하며 여유 있는 승리를 따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경주력이었고, 출발부터 막판 탄력까지 완벽한 전력 향상이었다.
혈통은 기본 이상은 된다. 부마와 모마가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지만, 부계는 스톰캣, 모계는 댄지그 계열로 둘 다 명문가의 혈통이다. 따라서 직전 경주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인 데다, 480kg대의 좋은 마체를 지녔다는 점에서 3군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갈 전망이다.
#룰즈클래스(국6·수)
룰즈클래스는 서울 32조 김윤섭 마방 소속의 국내산 3세 수말로, 직전 네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깜짝 2위를 기록했다. 혈통적 기대치가 높지 않아 큰 발전은 어렵겠지만, 현군은 무난히 벗어날 전망이다.
작년 11월 데뷔전에서 3위를 차지했다. 경주 내용은 특별하게 봐줄 게 없었다. 중위권에서 꾸역꾸역 뛰며 밋밋한 탄력을 보였고, 우승마 ‘청담위키드’와 무려 15마신이나 차이가 났다. 두 번째 경주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막판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6위에 그쳤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우승마 ‘이스트임팩트’에게 26마신의 대 차로 출전마 12두 중 10위를 기록했다. 데뷔 이후 가장 부진한 모습이었다.
직전 3월 21일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2위를 기록했다. 빠른 출발을 하며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막판 결승선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완벽한 자력 입상이었고 3위와의 차이도 3마신으로 여유가 있었다. 주목할 점은 직전 경주에 이어 이번에도 ‘이스트임팩트’가 우승했는데, 차이를 3마신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피스룰즈와 플라잉라푼젤 사이에서 태어난 룰즈클래스의 혈통적 기대치는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데뷔 당시 446kg였던 체중이 직전 경주에서 466kg으로 20kg이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델피니(국6·암)
델피니는 서울 14조 이신영 마방 소속의 국내산 3세 암말로, 직전 세 번째 경주에서 처음으로 3위에 진입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데뷔전에서는 21마신의 대 차이로 11위에 그쳤다. 출발이 좋지 못해 후미에서 레이스를 펼쳤으며 막판에도 전혀 올라오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변마에 가까운 참담한 데뷔전이었다. 그런데 두 번째 경주에서는 5위를 기록하며 부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우승마와는 11마신의 제법 큰 차이를 보이긴 했지만, 변마를 탈피한 것만은 분명했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걸음이었다. 뚜렷한 전력 향상이었고, 경주 내용 역시 매우 좋았다. 스타트는 좋지 못했다. 반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오며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곧바로 중속을 발휘하며 중위권에 가세했다. 4코너를 여덟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적인 걸음을 발휘하며 3위까지 올라왔다. 데뷔 이후 처음보는 자력 추입이었다. 또한 우승마와 차이도 4마신으로 줄였고, 막판 탄력도 직전 13초 9에서 13초 2로 0.7초를 앞당겼다.
혈통적으로도 기대할 만하다. 부마 카우보이칼은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기대치가 높은 씨수말이다. 1군마를 12두나 배출했고, 최근에 데뷔한 신마들의 성적도 좋은 편이다. 모마 드림딜라이트도 첫 번째 자마 클린업해피(4세·수)가 8전 4승을 거두며 현재 3군에 올라있어 기대치를 높여 볼 수 있다. 암말이라는 핸디캡은 있지만 480kg대의 좋은 체구와 혈통을 지닌 만큼 델피니가 어느 정도의 활약, 소위 밥값은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