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60만원’ 호캉스족 타깃 프리미엄 패키지 내놔…쿠팡은 OTT서비스 더해 토털 플랫폼 변신 중
마켓컬리가 4월 말부터 호텔 객실 판매를 시작했다. 일반적인 객실 요금에 호텔의 식사권이나 수영장 등 시설 이용권을 더하고 주변 관광지 입장권 등을 포함해 커플이나 가족 단위의 여행객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 캡처
#다이닝‧스파‧30시간 스테이‧반려견 동반까지 패키지로
마켓컬리는 일반적인 객실 요금에 호텔의 식사권이나 수영장 등 시설 이용권, 주변 관광지 입장권을 포함해 커플이나 가족 단위의 여행객을 위한 패키지 상품도 내놨다. 주로 호텔 객실에 조식 정도만 추가한 상품을 판매하는 부킹닷컴이나 호텔스 닷컴, 아고다 등의 OTA(Online Travel Agency)와는 차별화된 점이다. 실시간으로 객실을 판매하는 OTA들에 비해 예약과 취소가 빠르지는 않지만 반려견 패키지나 평일 30시간 스테이, 각종 이용권 포함 등이 고객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최근엔 10만 원대의 콘도를 포함시켜 가격대를 다소 낮춘 객실도 판매를 시작했다.
호텔 예약 플랫폼 관계자는 “일반적인 호텔 예약 플랫폼에서의 예약은 가격비교가 쉽고 취소가 간편해 주로 가격에 민감한 젊은 커플이나 계획에 없던 즉흥적 여행에 편리한 점이 많았다면 마켓컬리가 선보인 프리미엄 호텔 패키지는 가족 단위 호캉스 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에서 좀 더 비용을 쓰더라도 해외 리조트에서처럼 디너와 스파 등 여러 편의시설 이용을 포함해 더 고급스럽고 편안하게 즐기고 싶다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 또 “식사권이나 스파 상품과 결합한 객실 패키지나 반려견과 함께 투숙이 가능한 패키지는 가격이 높아도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는 “마켓컬리의 호텔판매는 주요 고객층 분석을 위한 포석이자 또 하나의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마켓컬리는 쿠팡이나 이마트 등 여타 생필품 마켓과는 또 다른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유기농이나 천연제품 등 제품의 질을 가격보다 중요시 하는 소비자가 마켓컬리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오프라인에서 대형마트 대신 한살림이나 두레 등 생협(생활협동조합)을 이용하는 소비자층”이라며 “그런 면에서 마켓컬리는 프리미엄 호텔 패키지 판매를 통해 타깃고객을 유입하려는 전략도 가져가는 것”이라 분석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처음엔 호텔 다이닝을 간편식으로 만들어 밀키트로 판매했던 것을 상품을 확장해 호텔 객실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게 됐다. 일종의 카테고리 확장”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켓컬리의 비식품 비중은 25%에 이른다. 가전을 비롯해 주방용품과 생활용품은 물론 반려견 제품과 뷰티 제품으로까지 확장되어 있다. 마켓컬리 측은 “판매 제품군을 확대하며 여러 카테고리를 테스트하고 있다”며 “서비스 초기에는 프리미엄 고객을 염두에 두기도 했지만 현재는 가격경쟁력을 함께 가져간다는 모토로 가격대나 제품군을 좀 더 다양화하면서 타깃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OTT 시장에 뛰어든 쿠팡 “뭘 팔아도 괜찮습니다”
이커머스 공룡 쿠팡도 얼마 전부터 제품 판매를 넘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넷플릭스나 왓챠처럼 영화와 국내외 TV 콘텐츠를 무제한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는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내놨는데 쿠팡의 월정액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하면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쿠팡은 월 2900원으로 로켓배송 등 이커머스 서비스를 받으면서 동시에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사실상 OTT가 무료로 제공되는 셈이다. 사진=쿠팡 애플리케이션 캡처
월 2900원으로 로켓배송 서비스 등 이커머스 서비스를 받으면서 동시에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실상 OTT가 무료로 제공되는 셈이다. 물론 콘텐츠의 질과 양에 차이는 있겠지만 OTT 서비스로 월 1만 원 안팎인 넷플릭스나 4900원인 왓챠 등에 비해 저렴하다.
단순히 온라인으로 장보기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락인 효과란 소비자가 일단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거나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이나 서비스로의 수요 이전이 어렵게 되는 현상이다.
이는 아마존의 행보와도 비슷하다. 아마존은 무료 배송 서비스를 위해 월 12.99달러를 내는 ‘아마존프라임’ 가입자에게 아마존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아마존프라임 비디오는 세계 1위 넷플릭스를 바짝 뒤쫓을 정도로 성장하면서 아마존의 또 다른 주력 사업으로 부상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의 경계는 진작부터 무너지고 있었다. 플랫폼들은 주요 타깃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분야로 플랫폼을 확장해 토털 플랫폼으로 가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온라인 고객수요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비대면 플랫폼의 확장성은 자본이 받쳐주는 한 기존 산업의 경계를 넘나들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