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9년 경영평가 3년 연속 A등급, 지난해 성과급 평균 996만 원
정부가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경영평가 수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LH 임직원들에게 이미 지급된 성과급 일부를 환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상남도 진주시 LH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23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과거 경영평가 결과 수정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수정 결과 평가 등급이 이전보다 낮아지면 임직원 몫의 성과급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공기업 임직원들의 경우, 매년 기관 경영평가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성과급을 지급받고 있다. 등급은 S(탁월),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아주미흡) 등 6단계로 나뉜다. D(미흡) 등급부터는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이 되지 않는다.
LH는 2017∼2019년도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으로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에 LH 임직원들은 최근 매년 공기업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받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기준 LH 일반 정규직 직원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1인당 평균 996만 2000원으로 확인된다. 기관 자체 성과급이나 내부평가 상여금 등은 제외한 금액이다. 임원의 경우 기관장 경영평가 성과급은 1억 1880만 2000원, 상임감사와 상임이사는 7920만 원 등이다.
그러나 2019년도 LH 평가 등급이 A등급 아래 등급으로 떨어지면 LH 임직원들은 낮아진 등급에 상응하는 차익만큼 성과급을 뱉어내야 한다. 더욱이 평가 수정 사항이 다년간에 걸쳐 발생했다면 환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 환수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경영평가 결과와 관련 성과급을 수정해야 한다. 의결 이후 실제로 성과급을 환수하는 방식은 기관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통상 향후 임직원들이 받게 될 성과급에서 환수 금액을 차감하는 원천징수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실제로 개인별 성과급이 전액 환수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H의 계량지표 평가는 뒤바뀔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는 일자리 창출이나 영업이익률 등 산술적 측정이 가능한 계량지표와 윤리경영·사회통합 등 기타 비계량 지표로 나뉜다.
또 성과급이 종합·경영관리·주요 사업 등 3가지 범주별로 구분해 지급되는 만큼, 종합 등급이 떨어지더라도 범주별 일부 성과급은 지급이 가능하다.
다만 정부에서 LH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등급 수정과 성과급 환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달 중 발표하는 LH의 2020년 경영평가도 엄격하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