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해머’ 1600m 첫 도전에서 압승한 복병…‘청담위키드’ 혈통·체격 뛰어난 선입형 마필
#제다이(국4·암)
제다이는 서울 40조 송문길 마방 소속의 암말로, 현재 레이팅 42점을 기록하며 국내산 4군에 속해있다. 지금까지 7전을 치러 모두 3위 안에 드는 꾸준한 면모(삼복승 100%)를 보였다. 특히 직전 경주에서는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 삼관 경주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데뷔전 1000m에서는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경주 내용은 아주 좋았다. 반 박자 늦게 출발하며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열 번째로 돌고 직선주로에 들어섰고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력으로 올라왔다. 결국 머리 차 3위에 그쳤지만, 막판에 보여준 탄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쉬움과 가능성을 함께 보여준 데뷔전이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8마신 차 대승을 거두며 데뷔전 아쉬움을 만회했다. 1300m로 거리를 늘려 출전했음에도 깜짝 선행에 나서며 여유 있게 우승했다. 출발은 빠르지 않았지만, 1번 게이트의 이점을 살리며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여 선행을 장악했다. 직선주로에서는 더욱 격차를 벌리며 상대를 압도했다. 막판 100m부터는 제어할 정도로 여유가 많았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5군 승군전이었지만 직전 경주 모습이 워낙 좋았기에 우승을 예상했으나 기대에는 살짝 못 미쳤다. 하지만 자리를 못 잡고 시종 외곽을 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네 번째 경주는 2세마 특별경주였으며 ‘흥바라기’와 ‘슈퍼챔피언’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빠른 출발을 하며 선입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4마신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분명한 전력 차이를 보였기에 크게 아쉬움은 없었다. 암말 중에서는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이때부터 트리플티아라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후 올해 펼쳐진 세 번의 경주에서는 2위, 2위, 1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직전 4월 경주에서는 3연승을 달리던 인기 1위 ‘위너콰드릴’을 4마신 차로 따돌리며 역전 우승, 한 단계 늘어난 걸음을 과시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카우보이칼은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1군마를 12두나 배출한 우수한 씨수말이다. 모마 빛의여왕은 첫 번째 배출한 한 살 언니 화이트퀸(3군)이 삼관 경주인 루나스테익스를 제패한 바 있다. 제다이는 좋은 혈통과 자유로운 질주 습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삼관 경주에서도 선전을 기대해 본다.
#해남해머(국5·암)
해남해머는 부산 15조 안우성 마방 소속의 암말로, 현재 레이팅 32점을 기록하며 국내산 5군에 속해 있다. 지금까지 세 번밖에 뛰지 않았고 아직 5군이지만, 직전 1600m 첫 도전에서 7마신 차 압승을 거두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질주 습성이 자유롭고 좋은 혈통을 지닌 것으로 분석돼 삼관 경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작년 10월 데뷔전 1200m에서 5위에 그쳤다. 우승마 ‘영성특급’에 7마신 차로 졌다. 특별한 존재감 없는 완패였다. 무난한 출발로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고 막판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별다른 탄력을 보이지 못했다. 혈통이 좋아 기대했다가 실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5개월 만에 출전한 두 번째 경주에서는 우승했다. 안우성 조교사가 실전을 포기하고 계속해서 훈련만 시켰는데 그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이번에도 1200m 경주였다. 쾌조의 출발을 하며 초반부터 선두권에 가세했다. 11번 게이트의 불리함 때문에 외곽질주로 일관했고 결승선에서 들어서자 더욱 탄력적인 걸음으로 1마신 차의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경주마에게 가장 중요한 스타트 능력과 막판 추진력이 모두 향상된 두 번째 경주였다.
세 번째 경주는 앞서 소개한 1600m 첫 도전이었다. 이번에는 더욱 늘어난 걸음으로 압승을 거뒀다. 최외곽 게이트(13번)의 불리함에도 빠른 출발을 하며 선행을 장악했다. 4코너까지 힘을 안배하며 선두를 뺏기지 않았고, 직선주로에 들어서자 더욱 탄력 넘치는 질주로 크게 앞서 나갔다. 막판 50m부터는 제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혈통적으로도 기대할 만하다. 전 형제마 케이엔로드(폐사)가 2세마 시절 브리더스컵에서 2위를 기록했고, 삼관 경주였던 KRA컵 마일에서도 2위를 기록한 뛰어난 능력마였기 때문이다. 특히 모마 포에마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우수한 경주마였다. 해남해머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거리 적성이 다소 짧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대 관건은 장거리 적응력으로 보인다.
#청담위키드(국5·암)
청담위키드는 서울 10조 정호익 마방 소속의 암말로, 현재 레이팅 35점을 기록하며 국내산 5군에 속해 있다. 지금까지 전적은 7전 1승 2위 1회로 그저 그런 평범한 성적이지만, 내용이나 잠재력은 그 이상이다. 직전 일곱 번째 경주에서 전력향상을 보이며 2위를 기록했고, 혈통적 기대치도 커 삼관 경주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도 가능할 듯하다.
데뷔전 1000m에서는 아쉽게 3위에 그쳤다. 빠른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펼쳤다가 막판에 역전을 허용했다. 뒷심 부족을 드러내긴 했지만, 11번 게이트의 불리함에도 선두권 경합을 펼쳤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충분히 보였다.
두 번째 경주 1200m 2세마 특별경주에서는 15마신의 대차로 11위에 그치며 실망을 안겼다. 물론 강자들이 대거 포진해 쉽지 않은 경주가 예상됐지만 이 정도로 참패할 줄은 몰랐다. 초반 스피드를 발휘하며 우승마 ‘흥바라기’ 뒤를 잘 쫓아갔으나 직선주로에서 완전히 퍼졌다.
세 번째 1000m 경주에서는 압승을 거두며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에도 빠른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 나섰으며 직선주로에서 추입마 같은 탄력을 발휘하며 7마신 차 낙승을 거뒀다. 이전보다 편성이 약해지긴 했지만 분명 예상을 뛰어넘는 경주력이었다.
네 번째 경주는 다시 한 번 2세마 특별경주에 도전했는데, 또다시 쓴맛을 봤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6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차이도 7마신으로 줄이며 이전 특별경주보다는 한 단계 이상 좋아진 경주력을 보였다.
이후 올해 펼쳐진 세 번의 경주에서는 6위, 3위,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직전 5월 경주에서는 한 단계 늘어난 걸음을 발휘하며 2위를 기록했다. 빠른 출발과 초반 스피드를 발휘하며 외곽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펼친 후, 직선주로에서 탄력을 이어간 끝에 0.1초 차이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한동안 정체 현상을 보였으나 직전 경주를 통해 살아난 모습이 분명해 보였다.
혈통적으로도 기대할 만하다. 경매가 1억 1000만 원이 말해주듯 좋은 혈통을 타고났다. 부마 메니피(2019년 폐사)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씨수말이었다. 모마 위키드우노는 1군마 무적영웅(20/7/3)을 배출하며 좋은 평가를 받는 씨암말이다. 청담위키드는 뛰어난 혈통과 480kg대의 좋은 체격을 지닌 선입형이라는 점에서 장거리에 적응한다면 삼관 경주 도전도 가능해 보인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