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특정 계파 당대표 신뢰 불가”…이준석·김웅 저격?

이준석 “나 전 의원 오히려 친박 전폭적 지지 받아” 김웅 “계파정치 주장은 허상”

[일요신문]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이 특정 계파 소속 당대표 불가론을 펼쳤다. 이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가운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깝다는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두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이 SNS에서 특정 계파 소속 당대표 불가론을 펼쳤다. 사진은 지난 25일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는 나 전 의원. 사진=일요신문DB

나 전 의원은 26일 SNS에서 “차기 당 대표는 어느 때보다 중립성·공정성이 요구된다”며 “특정 계파에 속해 있거나 특정 (대권)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당 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선주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 대표가 특정 계파에 속해있다면 제3지대 대권 주자들과 각을 세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안철수가 과연 오겠나”라며 “미리부터 당 밖 주자들을 견제하는지 의구심이 드는 발언도 나오는데 이는 정권교체 필패 코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은 당 대표가 후보들의 단일화를 이루는 ‘용광로’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계파 없는 정치를 해왔고 지금도 어떤 계파 논리나 세력과도 얽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당권에 도전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은 곧바로 SNS 게시글로 반격했다. 김웅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주장이 ‘흉가에서 유령을 본 격’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계파정치 주장은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과 같은 두려움이 만든 허상”이라며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를 꺼내 후배들을 공격하고서 용광로 정치가 가능하겠냐”라며 되물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나 전 의원이 자신은 계파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옛 친박계의 정치적 지원을 받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는 SNS에서 “저도 나 후보의 말씀에 공감한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구 친박의 전폭지원을 받고 있는 나경원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현재 당권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