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조정 신청 왜 했냐면…
며칠 전 애리조나에서 스캇 보라스측과 만나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연봉 계약을 앞두고 에이전트 측과 첫 미팅이라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전 그들이 준비한 자료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장타율, 홈런, 타점, 수비 등등 모든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톱10 안에 들었고 제 앞 순위에는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조 마우어(미네소타),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등이 이름을 올려놓았습니다. 모두 연봉이 1500만 달러를 넘는 선수들입니다. 에이전트가 그런 자료를 준비한 건, 연봉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갖고 임하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는 와이프도 동석을 했는데 와이프가 그 자료를 한참 훑어보더니, “와, 당신 정말 대단해. 난 당신이 이렇게 잘한 줄 몰랐어”라고 말하더라고요. 뭐, 저도 기록을 보고 그 정도인 줄 알았으니까요.
일기가 나갔을 때쯤이면 제가 연봉조정 신청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겁니다. 클리블랜드 구단에서 제시한 금액이 타당하다고 생각지 않아 에이전트와 상의 끝에 연봉조정 신청서를 냈습니다.
앞으로 클리블랜드 구단 측과 제 에이전트 측과 서로 원하는 연봉을 교환한 뒤에 충분한 협상을 거친 후 계약을 진행할 것 같은데, 글쎄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지 알겠지만, 연봉조정중재위까지 가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10일부터 애리조나 클리블랜드 훈련장에 나가 서서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첫 날 트레이닝장에서 전 대대적인 환영 인사를 받았습니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트레이너들, 관리인들까지 뛰어와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축하한다’며 뜨거운 포옹을 해주고 축하 인사를 건넸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사이즈모어와 카를로스 산타나와도 만날 수 있었는데, 사이즈모어는 마치 자기 일처럼 제가 병역 면제 받은 사실을 기뻐해주더군요. 아마도 올 시즌에는 클리블랜드에서 사이즈모어와 함께 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아주 큽니다.
지난 번 일기에 와이프의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요, 병원에 갔더니 더 당황스러운 얘기를 전하더라고요. 아기가 한 명이 아닐 수도 있다면서 다음주에 다시 한 번 더 검사를 해보자고 하네요. 이게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요?
LA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