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선 끄덕 한쪽선 절레 작품 홍보엔 딱!
요즘 연예계에 ‘반공 커플’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반공’이란 ‘반 공인’의 약자로 양측이 모두 열애 사실을 인정한 ‘공인’ 커플과 달리 한 쪽만 열애를 ‘인정’하고 다른 쪽은 ‘부인’한 경우가 바로 ‘반공 커플’이다. 특히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열애설 가운데 반공 커플이 많다. 특히 연예인은 ‘인정’했는데 스포츠 스타가 강하게 ‘부인’하는 ‘반공 커플’이 많다. 열애의 특성이 쌍방향성인 터라 ‘반공 커플’이 되면 열애설을 ‘인정’한 측 입장만 곤란해지기 마련이다. 소위 말하는 ‘반공 커플’들이 열애설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커플은 그리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탤런트 최란과 농구스타 이충희, MC 최미나와 허정무 감독 등이 1세대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커플로 손꼽힌다. 최근 들어 더욱 급증해 가수 윤종신, 임창정, 탤런트 한상진, 배우 김성은, 가수 양은지 등이 스포츠 스타와 결혼했고 김보민(김남일) 오정연(서장훈) 등의 아나운서도 스포츠 스타와 결혼했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결혼은커녕 열애설만 뜨거운 관심을 살 뿐 ‘반공 커플’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 새로운 현상이다.
가장 뜨거웠던 반공 커플은 지난해 불거졌던 야구선수 김현수와 허이재다. 열애설에 대해 허이재의 소속사는 “허이재랑 오전에 전화통화를 나눴다. 사귄 기간은 한 달 정도 된 것 같다”며 열애설을 공식 인정했지만 김현수가 열애설을 강력 부인하자 “열애는 오해다. 좋은 친구 사이일 뿐”이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가수 리치와 미녀골퍼 홍진주가 열애설에 휘말리자 리치 측은 “홍진주 선수와 서로 좋은 관계로 교제한 것이 맞다”며 열애설을 인정했지만 홍진주 측은 열애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축구선수 김치우와 탤런트 강주연의 열애설 역시 강주연 소속사는 “친구의 소개로 만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경기장에 가기도 했다”고 인정했는데 김치우 측은 “몇 번 만나긴 했지만 열애는 아니고 현재는 연락도 안 한다”며 강력 부인했다.
최근에는 배우 홍수아가 야구선수 류현진과의 열애설에 휘말렸다. 류현진이 ‘친한 누나 동생 사이일 뿐’이라며 부인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 데 반해 홍수아는 “친구사이일 뿐”이라고 부인하면서도 “서로 호감은 있다”고 말해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결국 홍수아는 공식석상에서 “류현진이 아깝다”는 말로 열애설을 공식 부인해야 했다.
왜 홍수아는 초기 대응 과정에서 ‘호감’ 발언을 했을까. 이에 대해 홍수아는 “열애설 기사가 나오기 하루 전에 (류)현진이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열애설 얘길 듣고 둘 다 황당해서 막 웃었어요”라며 “현진이가 구단 관계자에게 저랑 좋은 친구 사이일 뿐이고 배우로서는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하기에 저도 기자분들 전화를 받고 야구선수로서 호감이 있다는 얘길 한 것인데 제가 말을 좀 이상하게 했나 봐요”라고 말한다.
반공 커플이 많은 까닭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연예인의 소속사와 운동선수 소속구단의 대응 방식 차이에서 온다. 구단은 대부분 선수 사생활과 관련해 단호하게 입장을 밝힌다. 류현진의 경우 역시 ‘호감’ 발언 등은 모두 생략한 채 열애설을 강력하게 부인하는 선에서 구단 입장이 발표됐다. 반면 연예인이나 연예기획사는 자세히 정황 설명을 하려다 괜한 말실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홍수아의 ‘호감’ 발언 역시 열애설을 부인하면서도 친한 관계의 류현진을 좋게 표현하려다 오해를 부른 말실수였던 것.
그렇지만 연예기획사의 애매한 태도는 ‘노이즈마케팅’ 의혹을 사기도 한다. 연예인 측이 노이즈마케팅을 위해 열애설을 허위로 흘려 매스컴의 관심을 집중시키려 한다는 것. 홍수아 류현진 열애설의 경우 하필이면 3년여 만의 드라마 복귀작 <남자를 믿었네> 제작발표회가 열리는 날 오전에 터졌다. 이에 홍수아 소속사 트로피엔터테인먼트 김안철 팀장은 “오히려 (홍)수아가 열애설로 너무 놀라 제작발표회에 불참하고 싶다고 해서 달랜 뒤 데려오느라 고생했다”며 노이즈마케팅 소문을 철저히 부인했다.
가장 황당한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열애설의 주인공은 야구선수 최희섭과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다. 이들의 경우 양측이 모두 열애설을 강하게 부인해 반공 커플은 아니다. 다만 당시 최희섭은 미스코리아 출신 김유미 씨와 결혼을 준비 중이었다. 홍진영 역시 열애설 직후 신곡을 발표해 노이즈마케팅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허이재 역시 출연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김현수와의 열애설이 터져 노이즈마케팅에 휘말렸다.
축구선수 박지성 역시 여러 차례 열애설에 시달렸다. 그렇지만 실제 알고 지내는 사이도 아닌데 괜한 열애설이 불거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지성과 친한 축구관계자들은 연예인들이 박지성과의 열애설로 노이즈마케팅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정도다.
반면 실제로 열애 중이었는데 스포츠 스타가 배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여배우 A 같은 경우 한창 교제 중이던 스포츠 스타와의 열애설이 나돌았지만 해당 스포츠 스타가 열애설을 강하게 부인해 난처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A의 측근에 의하면 두 사람이 서로의 집을 오갈 정도로 본격적으로 교제 중이었던 터라 A가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의 열애에 대한 대중의 시각은 연예인한테 다소 부정적이다. 여자 연예인이 먼저 스포츠 스타에게 꼬리를 친다는 편견이 있는 데다 성적이 조금만 부진해도 열애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후문이다. 오히려 A의 경우처럼 여자 연예인들이 진심으로 대하는 데 반해 바람둥이 스포츠 스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이런 분위기 역시 반공 커플을 늘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