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XA토큰 투자자들이 고소 건은 “증거 불충분해 혐의 없다” 불기소
서울중앙지검 형사14부(부장 김지완)는 지난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이 전 의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사기 금액이 많지만 이 전 의장이 조사에 성실히 출석했고, 취득금액 중 70%가량을 양도소득세로 납부한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앞서 빗썸 인수를 시도했던 김병건 SGBK그룹 회장은 2020년 7월 서울경찰청에 이 전 의장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빗썸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지난 2월 이 전 의장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김 회장에게 빗썸 인수를 제안하면서 이른바 ‘빗썸코인’(BXA토큰)을 발행해 빗썸에 상장시키겠다고 속여 계약금 명목으로 약 1억 달러(1120억 원)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는 빗썸에 코인(BXA토큰)을 상장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인수대금 중 일부만 지급하면 나머지 대금은 코인을 발행‧판매해 지급하면 된다’고 기망한 혐의다.
당초 김 회장은 BTHMB홀딩스를 통해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1%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SGBK→BTHMB홀딩스→비티씨홀딩컴퍼니→빗썸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것. 그러나 BXA토큰은 빗썸에 상장되지 않았고, 김 회장의 빗썸 인수도 무산됐다.
BXA토큰은 2018년 10월부터 300억 원 규모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금액은 150원에서 300원 선이다. 투자자들은 BTHMB홀딩스가 빗썸을 인수하게 되면 BXA토큰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 봤다. 그러나 빗썸 인수 불발로 BXA토큰은 가치가 급락했다.
BXA에 투자한 피해자들은 이 전 의장과 김 회장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이 전 의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불기소이유통지서에 따르면 검찰은 “피의자(이 전 의장)가 BXA코인이 사전판매 되고 있었던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나, 직접적으로 고소인들에게 BXA코인 매수를 권유한 사실이 없다”며 “피의자가 BXA코인을 사전판매 하라고 교사 또는 방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전 의장이 김 회장을 기망해 1120억 원 가량을 교부받은 사실은 혐의가 인정돼 기소된 만큼, 김 회장의 피해금액에 고소인들의 BXA코인 투자금액도 포함됐다”며 “형식적 피해자는 김 회장이지만 실질적 피해자는 고소인들(BXA토큰 투자자)로 볼 수 있다”고 명시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