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수 “바람은 인정,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관계 정리해” vs 전 여친 “암 투병 중 사실상 외도, 진정한 사과도 못 들어”
앞서 지난 7월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개그맨 H군과 개그맨 A양' 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B 씨는 하준수와 2010년 12월 12일부터 8년 동안 연애, 동거, 결혼약속까지 했던 사람이라고 밝히며 "저희 둘(하준수, B 씨)이 헤어지기 전부터 개그보다 웹툰으로 유명해진 A 양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B 씨에 따르면 하준수가 갑자기 이별을 고한 뒤 A 양, 즉 안가연의 웹툰에 하준수와 B 씨가 함께 살던 시기 둘이 함께 낚시여행 다녀온 이야기가 올라왔다. B 씨는 "제가 처참히 그 두 사람에게 짓밟히고 무시당하며 헤어졌고 그 뒤로 저는 우울증 약을 3년째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했으며, 당시 하준수와 함께 살던 집에 B 씨가 일을 하러 나간 낮시간에 둘이 함께 집으로 올라간 CCTV 영상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B 씨는 "저 사람들은 내가 잘못해서 자기들이 바람을 피웠다며 끝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 없이 저를 기만했다"라며 "그런 그들이 선배 개그맨이 하는 프로에 나와서 당당하게 결혼 발표라니요. 끝까지 저를 무시하며 둘이 만나게 된 이유와 배경에 대해 거짓말하며 당당하게 2년째 연애중이라 기만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하준수와 안가연은 지난 7월 9일 개그맨 이용진 등이 출연하는 유튜브 예능 '터키즈온더블럭'에 출연해 결혼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에 하준수도 7월 12일 네이트판에 반박글을 올렸다. 그는 "B 씨의 주장 전체를 부인하지는 않겠다. B 씨에게 상처가 될만한 일이 있었음은 저로서도 인정하는 바"라고 말하며 사실상 바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명확하게 밝혀야만 하는 핵심이 있다면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은 결단코 진실이 아니다. 2018년 11월 7일 일이 터지고 난 후 저는 그 후로도 B 씨에게 계속해서 거듭 반복적으로 사과의 심경과 사과의 말을 전했음은 물론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준수는 2019년 1월 B 씨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화면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B 씨에 대해 하준수는 "2018년 12월 5일 이후로 B 씨가 저에게 '헤어져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라는 말들과 함께 '지극히 일상적인 내용의 대화들'을 하기 시작한 후로 저는 B 씨가 저를 진심으로 용서해준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이는 저의 착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B 씨가 안가연과 자신과의 관계를 진심으로 축하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B 씨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그와 관계가 마무리된 것을 확인 후 안가연에게 정식으로 고백, 그 때부터 연인이 됐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B 씨가 그 뒤에도 아무 말이 없었던 이유는 비록 바람을 핀, 도의적인 부분을 거스르고 나쁜 짓을 했던 저이지만 B 씨의 암 투병 과정에서 긴 시간 본인의 부모님 대신 제가 간병 및 수발과 B 씨의 부친이 생사를 넘나들 때 적극적으로 돌봐드리며 나름 헌신한 부분, 대략 4~5년 경제활동이 없던 B 씨를 챙겨준 부분들, 저의 모친에겐 B 씨의 암 투병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자고 재촉했던 부분들의 미안함과 고마움 때문에 이제껏 공론화하지 않았고 결국엔 저를 용서해줬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폭로를 통해 B 씨가 자신에게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변호사를 통해 대응하기에 이르렀다는 게 하준수 측의 주장이다.
하준수의 주장을 종합하면 전 여친인 B 씨를 배신하고 바람을 피운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이 B 씨에게 이제껏 헌신한 게 있어 사실상 용서를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B 씨가 이를 뒤늦게나마 문제 삼는 것은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하준수의 헌신 부분에 대해서는 B 씨의 남동생과 또 말이 갈린다.
7월 14일 B 씨의 남동생은 "하준수는 병수발을 들었다고 표현할 만한 일을 하지는 않았다. 누나의 암은 초기에 발견되고 예후도 좋은 측이어서 수술도 비교적 가벼운 편이었고 수술 후에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고 밝혔다. 장기간 입원도, 간병이 필요할 정도의 몸상태도 아니어서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고 혼자 운동을 할 정도였음에도 '간병 및 수발'이라는 표현을 쓴 하준수의 해명문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환승이별이 아니라 바람, 외도다. 두 사람이 대화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들은 하준수가 아직 우리 누나와 사실혼 관계에 있을 때에 당당하지 못한 일을 저질렀다. 단순한 연인 사이,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아니라 사실혼 관계였다"라며 "요즘 사귀다가 바람난 것으로도 위자료를 받냐 라고 묻는 분들도 계신데 뭐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변호사님께서 열심히 일하고 계시니 결과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준수 측은 첫 폭로글이 나온 시점에서부터 B 씨에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B 씨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고 B 씨 측은 사실혼 상태에서의 하준수의 외도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으로 맞설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번 폭로로 인해 하준수·안가연 커플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 차가운 만큼 실제 재판에서 승소한다 하더라도 이미지 쇄신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연예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사과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바람을 피운 것을 인정한 상태고, 두 커플이 예능 외에도 알콩달콩한 애정 관계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그 이미지를 돌려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응을 보니 두 커플을 응원하고 지지했던 다른 연예인들도 도매금으로 비판을 받는 분위기더라. 여론이 너무 부정적이어서 정말 법적 공방으로 간다고 해도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가 더 많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