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이별→AOA 팬덤 성명문→‘성관계 좋아하는 멤버’ 폭탄 발언까지…동정·응원 여론 날려 버린 권민아의 열흘
권민아에 대한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난 6월 26일, 그가 첫 공개 연애를 인정한 직후의 일이다. 당시 권민아는 한 젊은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저 남자는 누구냐"는 팬들의 질문에 "남자친구"라고 밝혔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팬들과 대중은 정신적으로 상당히 불안해 보였던 권민아가 새로운 안식처를 찾았다는 데에 응원과 행복을 비는 댓글을 달고 있었다.
문제는 이 직후 불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권민아의 남자친구가 사실은 자기 친구의 남자친구이고, 양다리 또는 '환승' 이별을 했다는 폭로글이 올라온 것. 이 폭로글의 글쓴이는 "권민아의 남자친구는 3년 동안 만나며 동거 중인 여자친구가 있고 권민아가 올해 6월 먼저 DM(쪽지)을 보내 만나게 된 것"이라며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둘은 공개 연애 상태였다. 바람을 피는 상황에서 여친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인스타에 박제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권민아는 다섯 차례에 걸쳐 입장문을 내 양다리나 환승 이별이 아니라는 사실을 해명했다. 그러나 "남자친구에게 여자친구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미 그때 여자친구와의 고민이 있었고, 또 서로 다른 고민들이 있어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공통점이 많아져서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느낀 게 맞다"면서도 "확실하게 정리를 한다고 해서 정리하고 저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얘기해서 그 후 정리한 뒤에 우리가 만나게 된 것"이라는 말이 결국 환승 이별을 인정한 셈이 돼 거센 비판을 맞닥뜨려야 했다.
결국 권민아는 논란이 불거진지 열흘 만인 지난 7월 4일 남자친구에게 속았다고 밝히며 사실상 환승 이별이었음을 인정했다. 남자친구와도 결별을 택했지만 이미 그를 향해 등을 돌린 대중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사랑을 위해 그가 주장한 대부분의 내용이 허위이거나 일부 과장된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전처럼 덮어놓고 응원할 수 없다는 게 등 돌린 대중들의 입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1년 간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AOA의 팬덤이 가세했다. "남자친구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과장해서 주장했다"는 지적이 "AOA 사건 때도 사실은 거짓말을 했거나 일부 사실이더라도 과장했던 게 아니냐"는 의심으로 불거지면서다. 일부 대중들에게서 시작된 이 의심이 조금씩 힘을 받으면서 AOA의 팬덤은 성명문을 내고 그간 권민아를 둘러싼 의혹을 지적하고 나섰다.
팬덤 측은 권민아의 그간 주장 또는 그를 둘러싼 의혹 중 △지민이 권민아가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끔 스케줄을 그대로 소화할 것을 강요했다 △AOA 팀 내에서 권민아는 왕따였다 △설현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게 할 정도로 권민아에게 악랄하게 굴었기에 그의 유서에 이름이 올랐다 △지민 및 AOA 멤버들의 탈퇴·침묵은 권민아에 대한 괴롭힘을 인정한 것이다 △권민아의 지민·AOA 멤버들에 대한 고소는 경제적인 이유로 불가능했다는 것에 대해 반박했다.
먼저 권민아 자신이 아버지의 임종을 지킨 것을 인정했고, 아버지의 투병 당시 33개 스케줄 중에서 27개 스케줄에 빠진 사실이 확인됐다. 또 신지민을 제외한 멤버들과 본격적인 불화를 겪은 것은 괴롭힘 폭로 후의 일이고, 설현을 방관자이자 가해자로 지목해 유서에까지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힌 바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어 지민과 AOA 멤버들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권민아의 안정을 위함이었으며, 마지막으로 고소 문제에 대해서는 "당시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권민아의 집단 괴롭힘 관련 민원이 강남경찰서에 배정됐고 사전에 경찰이 권민아 측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권민아가 스스로 경찰의 조사를 거부한 것"이라며 "주장하던 대로 AOA 내의 피해자라면 이제라도 여러 차례 발언한 대로 가지고 있는 많은 증거와 함께 경찰 조사 및 고소를 통해 피해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성명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던 권민아는 지난 7월 5일 새벽 또 다른 대형 폭탄을 터뜨린다. 환승 이별에 대해 사과하고 성명문에 적힌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진행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갑자기 "AOA 멤버 중 성관계를 좋아하는 멤버가 있다"는 누구도 묻지 않은 폭탄 발언을 한 것.
환승 이별에 대한 자신의 잘못은 사라지고 멤버들에게 화살이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면서, 방송이 끝난 뒤 댓글로는 해당 멤버의 실명까지 공개하는 사고 아닌 사고를 치기도 했다. 여성 연예인, 그것도 걸그룹 멤버들에게 이 같은 논란이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선을 넘어도 너무 넘어버린 셈이다. 환승 이별까지만 해도 긴가민가 하던 대중들의 여론은 이 발언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그간 권민아를 응원해 온 사람들이 대부분 여성이었기에 논란과는 전혀 관련없는 민감한 이야기를 자신의 '깨끗함'을 피력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했다는 것에 실망을 느낀 것.
결국 권민아는 '자기 편'을 잃은 채 다시 자숙에 들어가야 했다. 그간 극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수차례 시도할 만큼 불안정한 상황이기에 그의 자숙에는 반드시 SNS 활동 중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댓글에 일일이 반응하며 감정의 증폭을 고스란히 보여주던 일련의 모습을 고려한다면 권민아에겐 SNS 활동 중단과 더불어 곁에서 그를 지켜보며 폭주를 막아줄 다른 이들의 도움도 절실하다. 마지막까지 "숨 쉬고 있는 것 또한 죄송하다"고 말하며 여전히 불안정해 보이는 그가 더 이상 민심을 잃기 전에 본인 스스로도 적절한 치료와 함께 멈춰야 할 선을 알아야 할 것 같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