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김진욱 선택에 “파격적” 평가…‘좌완 베테랑’ 차우찬 컨디션 관심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롯데 좌완 투수 김진욱이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추가 승선했다고 밝혔다. 대표팀 기술위원회와 김경문 대표팀 감독, 코칭스태프가 논의 끝에 선택한 투수다. 이로써 도쿄올림픽 대표팀은 투수 11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4명 등 총 24명으로 구성됐다.
김경문호에서 야수가 아닌 투수 김진욱을 뽑은 걸 두고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김진욱이 2021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루키라는 점과 올 시즌 17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8.07의 성적을 냈다는 부분이다. 성적으로만 따진다면 김진욱이 대표팀에 승선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은 이미 대표팀에 승선한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김진욱의 패기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특히 좌완 투수가 아쉬운 대표팀에서 김진욱의 합류는 분명 보탬이 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박민우의 자진 하차로 그 공백을 메울 내야수 1순위 후보는 정은원(한화 이글스)이었다. 정은원은 전반기 규정 타석을 채운 KBO리그 2루수 중 타율 2위(0.302), 출루율 1위(0.434), 장타율 2위(0.431)를 기록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3.16, wRC+(조정득점창출력·평균 수치가 100) 142.4 모두 1위(스탯티즈 기준)를 기록하면서 공·수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정은원은 올림픽대표팀 24인 최종 명단 발표 전에도 내야수로 유력한 후보로 손꼽혔지만 김 감독은 최주환과 박민우를 낙점했다. 박민우 하차 후 내심 기대를 가졌던 정은원으로선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클 터.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박민우 대체자로 야수가 아닌 투수를 뽑은 것과 관련해서 “박민우 대신 2루수로 나설 선수가 2명이나 있다”면서 “최주환과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혜성의 존재가 투수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17일 대표팀 공식 훈련을 앞두고 김 감독이 특히 신경을 쓰는 부분은 LG 트윈스 좌완 베테랑 차우찬의 몸 상태다. 11개월 만의 복귀전인 6월 6일 KIA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고, 6월 12일 두산전에서 역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자 김 감독은 당시 차우찬을 향해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 같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러나 차우찬은 지난 5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3피안타, 4사구 3개로 5실점했다. 이에 앞서 6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5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7실점으로 부진했다. 그 결과 1.13이었던 평균자책점이 5.24까지 늘어나고 최고 구속 140km/h를 넘기지 못하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차우찬은 LG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중인데 대표팀 합류 후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김 감독으로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은퇴한 정근우는 최근 “건강한 차우찬은 대표팀의 보물이 되겠지만 건강하지 못한 차우찬은 대표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대표팀 선수들 소집 후 김경문 감독님이 차우찬의 몸 상태를 세밀히 체크 후 교체해야 할 정도라면 과감히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