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관계·계획 범죄 증거 추가 확인…국민 여론도 무시 못해
제주경찰청은 오는 7월 26일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피의자로 구속된 백 아무개 씨(48)과 공범 김 아무개 씨(46)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21일 이 사건에 대해 신상정보 공개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할 수 없어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상정보 공개를 위해서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일 것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것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것 등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피의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모관계와 계획범죄 증거가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신상공개 재검토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이들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여론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자 유족 역시 이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과 함께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해 왔다.
백 씨는 과거에도 헤어진 연인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보복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함께 검거된 공범 김 씨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일을 반복해 온 만큼 그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당초 "두 피의자에 대한 신상정보 비공개 결정은 향후 변동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이들은 지난 7월 18일 오후 10시 50분께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 2층 다락방에서 옛 동거녀의 아들 A 군(16)을 무참히 살해한 뒤 도주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 가운데 백 씨는 유치장에 입감된 상태로 자해를 시도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