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로더에 지게발 부착 등 건설기계 주용도 사용 위반…“노동자 안전성 미확보 현실 묵과하면 안돼” 지적
문제점이 확인된 현장은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더샵 디클리브 건설현장이다. 포스코건설은 거제시 상동동에 아파트 13개동 1288세대가 입주할 대단지 아파트를 2023년 9월에 준공할 예정으로 현재 터파기 공사를 한창 진행중이다. 남부내륙철도의 종착역 인근에 들어서는 포스코 더샵 디클리브는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두 가지 호재로 투자가치가 상승했다. 당첨 경쟁률이 최대 22.69 대 1로 출발했으나, 계약률은 다소 떨어졌다.
현재 포스코건설 거제 현장은 민주노총이 기존 일하고 있던 한국노총의 페이로더 운영권을 빼앗기 위한 집회를 가졌다는 본보 보도(관련기사: 민주노총·한국노총, 거제 A건설 아파트 건설현장서 ‘격돌’) 이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페이로더가 구조변경 없이 불법으로 건설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사업 등을 할 경우 그에 맞는 면허 및 자격을 갖춰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외의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자가 포스코건설 측에 작업 중인 페이로더 건설기계 등록증을 열람한 결과 불법은 사실로 판명됐다.
민노총과 한노총 노조원으로 가입한 사업자의 페이로더를 살펴보니, 원래 부착된 버켓은 없고 지게포크(지게발)가 부착돼 있었다. 등록증에 구조변경이 이뤄졌는지 봤지만, 버킷용량 3.6㎥로 적시돼 있을 뿐 지게발을 달아도 된다는 문구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기계 관련업계 관계자 B 씨는 “로더에 관해서는 안전성을 이유로 구조변경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 구조 및 안정성 검사를 받지 않은 지게발은 언제든지 사고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제204조(주용도 외의 사용제한)에는 ‘사업주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그 기계의 주된 용도에만 사용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해당 규칙 후반부에 명시된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부분만을 부각시켜 합법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게발을 부착한 페이로더는 불법에 기초한 건설기계이며, 원래 사용목적이 되지 못한다. 합법적인 지게차보다 안전하고 수월하다는 이유만으로 지게차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는 영업행위는 근절돼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주용도 외 사용으로 처벌받는 것도 피할 수 없다. B 씨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고용노동부 및 관련기관은 건설기계 주용도 사용 위반으로 노동자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