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권유로 접었던 가수의 꿈 54년 만에 펼쳐…6집 앨범 준비에 자다가도 벌떡
그는 27세의 늦은 나이에 군대 갔다가 월남전에 참전했다. 그곳에서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그는 위문공연 때마다 식전 행사의 노래를 도맡았고, 급기야 “병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월남에서 8개월 더 근무해달라”는 사단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위문 공연용 전문 가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 또한 그를 가수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 못했다.
그의 인생 1막은 신문기자 생활 20년, 카바레 운영 20년, 종합병원 운영 10년 그리고 1997년 시작한 베이징코야 사업 등 가수와는 먼 삶의 연속이었다. 이런 그에게 마이크를 건네준 이는 아내였다. 2014년 어느 날 KBS 전국노래자랑이 서대문구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아내가 그에게 참여를 권한 것이다.
“그때 나는 ‘나이 일흔이 넘었는데 어딜 나가느냐’고 했더니, 아내가 ‘대학원 모임 때 당신 노래 부르는 거 보니 노래 잘하던데 나가 보세요’라고 하는 거예요. 해서 나갔는데 장려상을 받았고, 그해 연말결선에 나가는 서울시 대회에서도 1등을 해, 서울시 대표로 연말결선까지 나가게 됐습니다. 송해 선생과 ‘비 내리는 고모령’을 같이 부르기도 했지요. 그런데 그후 송 선생께서 한번 보자고 해서 갔더니 ‘노래 한번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2015년 그는 ‘인생은 백세시대’라는 자작곡으로 54년 만에 접었던 가수의 꿈을 그것도 인생 2막을 맞아 펼치기 시작했다. 이후 매년 작사 작곡한 ‘낙원동의 밤’(2016년 2집), ‘11시에 전화 벨소리’(2017년 3집), ‘이별은 무슨 이별’(2019년 4집), ‘나는 청춘세대다’(2020년 5집)를 발표했다.
그가 운영하는 베이징코야는 유명인 특히 정치인들이 많이 찾는 사랑방 맛집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행자부 장관 시절부터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즐겨 찾았고, 지난 4일엔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일행이 방문했다고.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많다. “지난해에는 1억 원 넘게 적자를 봤고, 올해 들어서 7월에만 5000만 원의 손해를 봤어요. 사실 우리 식당은 대기 손님들이 많습니다.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니 손님을 받을 수가 없잖아요. 이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되면 심각해집니다.”
그는 올해 나이 여든을 맞아 노래를 접으려 했다고 한다. 한데 주위에서 한 곡만이라도 더 하라고 해서 자다가도 가사가 떠오르면 메모하는 습관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는 한 곡만 더 내고 노래를 그만둘까. “저보고 여든이라고 얘기하는데 어디 나가면 제가 친구들 중에서 가장 젊다고들 말해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노래 많이 하라고 그럽니다. 노래가 젊어지는 비결이고, 거기에 운동을 조금 더 곁들여주면 더욱 더 젊어지니까. 인생 100세 시대잖아요.”
이창희 기자 twin92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