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지난해 2월 대구보건대학교 치기공과를 졸업 후 미국 콜로라도주로 떠난 천나희 씨(23)는 임플란트 전문회사인 디오임플란트에 취업 후 해외법인으로 파견근무를 수행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멕시코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스무 살에 품었던 ‘해외취업’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간 셈이다.
최근 4년제를 나와도 웬만한 기업에 취업하지 못하는 ‘고용절벽’에 놓인 청년들이 늘고 있다. 과거엔 전문대보다는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우대받는다는 믿음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오히려 전문대를 선택했기에 보다 빨리 꿈을 이루는 청년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보건대학교 치기공과는 1972년 대학설립과 동시에 개설돼 오랜 전통과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 명문학과다. 국내·외에서 많은 졸업생이 치과기공분야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졸업생 9000여 명을 배출했으며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까지 전 세계적으로 졸업생들이 진출해 글로벌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치과기공사는 치과의사와 함께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치아와 그 주위조직에 필요한 보철물을 제작·설계·수리하는 의료기사로, 의료기사 중 유일하게 치과기공소를 단독 개설 운영할 수 있다.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학생들은 현재까지 해외 선진국으로 159명이 취업해 영주권 취득으로 다양한 혜택을 받으며 안전한 이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취업 대상국은 미국, 캐나다, 독일, 호주 등으로 모두 선진국의 해외우수 덴탈 랩(Dental Lab) 회사다. 2021년 20명, 2020년 15명, 2019년 14명, 2018년 11명, 2017년 14명의 학생들이 해외 취업했다.
대구보건대 치기공과는 2016년부터 청해진(청년해외진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학과는 해외취업연수사업의 연수과정과 운영기관 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획득했으며, 그 결과 내실이 탄탄한 해외취업 대학으로 인정받고 정부지원금 증액 등의 우대사항을 적용받았다.
이 사업을 통해 선발된 소정의 대구보건대학교 치기공과 재학생들은 미국 CDT(Certificated Dental Technician), 캐나다 DT(Dental Technician), 독일 마이스터 자격증 취득을 위한 전공영어 및 직무교육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가한다.
지난 3년간 청해진대학 사업을 통해서만 미국, 캐나다, 독일, 대만 등으로 해외 취업한 대구보건대학교 치기공과 학생은 49명이다. 또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인터뷰 교육 및 해외 현장실습, 취업을 위한 비행기표 마련부터 해외에 지낼 수 있는 거처까지 국비로 지원해 주고 있다.
특히 오래 축적된 해외취업 노하우를 토대로 팬데믹에 따른 해외취업환경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영국, 뉴질랜드, 인도네시아까지 신규 취업처를 넓혔다. 지난해는 전공심화과정(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K-Move 사업에도 선정돼 2021년 참여학생의 100%가 디오임플란트 미국지사로 파견됐다.
대구보건대 치기공과가 질적으로 우수한 해외 취업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대학측이 균형감 있게 안팎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총장과 대외부총장, 학과 교수들이 주요 국가들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선진국형 신규 일자리 발굴을 돕고 재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가장 중요한 노동 비자 취득과 현장직무, 근무조건 등을 협의하는 등 세일즈를 펼쳤다. 학과에서는 이를 토대로 현지 취업처의 니즈를 파악하고, 해외취업특별반에 반영해 교과과정을 개편·운영하는 등 창의융합 교육모델과 프로그램을 체계화했다.
또 교육부 WCC(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2017년 9월부터 해외 대학생과 동남 아시아를 겨냥한 케이덴탈(K-Dental) 과정 온라인보건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한국형 치과기공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전파하며 교육한류 열풍과 대학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현장과 시대의 니즈에 부응하는 치과기공사를 배출하기 위해 대구보건대 치기공과는 ICT Dental Center를 설립하고 최신 3D 프린터와 구강 스캐너와 최신 CAD/CAM 교육 시설을 도입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임플란트 맞춤 교육부터 취업까지 시켜주는 DIO 임플란트반과 Neo 임플란트 반을 개설했다.
치과기공이 디지털화되면서 치과기공사가 진출할 수 있는 직종도 다양해졌다. CAD/CAM과 관련된 임플란트 기업, 다양한 의료기기 분야, 재료 개발, 판매 매출이 증가하면서 관련 기업의 취업률이 증가했다. 또 캡스톤 수업을 통해 치과기공 관련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교육함으로써 식약처와 보건관계 연구기관으로 진출하는 학생들도 배출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치기공 관련 전 산업분야에 걸친 동문들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서정욱(02학번)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법의학부 검시과 법의학 신원확인실 ▲김인혜(08학번)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안전국 세라믹블록 및 어태치먼트 시험연구원 ▲최필식(95학번)는 국내치과의사 선호도 1위 임플란트 회사 네오임플란트 사업본부 본부장 ▲석수황(05학번)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치과생체재료과학교실 박사과정 ▲이재우(07학번) 덴티스임플란트 해외영업부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전세계 60여 개국 250억원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
치기공과 학과장 정효경 교수는 “팬데믹에 따른 해외 취업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해외·국내 치기공 관련 산업체 취업문을 넓히기 위한 지속적인 소통과 내실 있는 전공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50년간 축척된 대구보건대 치기공 노하우를 토대로 현장 실무 역량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수준의 전문 치과기공사 직업인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온라인 기사 ( 2024.12.08 22: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