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윤석열·최재형 세 축…윤·최 캠프 동시 러브콜 윤희숙 주가 상승
분기점은 1차 컷오프(9월 15일)와 2차 컷오프(10월 8일) 전후다. 국민의힘은 1차 컷오프에서 두 자릿수인 대선 주자를 8명으로 추린 뒤 2차 컷오프를 통해 최종 본경선 진출자 4명을 선출한다. 8강, 4강 토너먼트 전후로 탈락자 등이 대세 주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합종연횡 세 축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대선주자 지지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연일 각을 세우면서 사실상 대선판에 참전했다. 10여 명에 달하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이 세 축을 중심으로 포진했다.
야권 복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인사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꼽힌다. 원 전 지사는 8월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직접 거론, “윤 전 총장이 금방 정리된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윤석열 이준석’ 갈등이 확전 중인 상황에서 윤 전 총장 쪽으로 다가간 셈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일찌감치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최 전 원장은 동문(서울대 법대)인 박진 의원과 공통분모를 형성했다. 이들은 학술모임인 서울대 법대 형사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윤 전 총장을 비롯해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도 같은 모임 출신이다. 당 내부에선 박 의원이 컷오프 탈락한다면, 최 전 원장을 도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윤석열·최재형 캠프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는 주자도 있다.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유명세를 탔던 윤희숙 의원이다. 윤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준비가 안 됐다”고 쓴소리를 던지지만, 당내 반윤석열 기류엔 선을 긋고 ‘윤석열 엄호’에 나서고 있다. 윤 의원은 8월 1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최 전 원장과 ‘국가의 역할’이란 주제로 대담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윤석열·최재형 승부의 1차 분기점으로 ‘윤희숙 지지 여부’를 꼽는다.
더군다나 윤 의원은 보수 야권 ‘킹메이커’ 중 한 명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의원을 품을 경우 김 전 위원장과의 접점 찾기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윤희숙 주가’는 상승 추이가 계속될 전망이다.
홍준표 의원은 타 주자들과 합종연횡 대신 이준석 대표와 사실상 공조 행보에 나섰다. 대선주자 토론회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도 홍 의원은 주변에 “이 대표 뜻을 따르겠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지원설’ 의혹을 받는 유승민 전 의원은 이들과는 거리를 둔 채 정책 발표를 통한 독자 행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에 원희룡 전 지사는 토론회 개최 갈등 당시 유 전 의원을 겨냥, “토론회를 놓고 이 대표를 옹호하면서 윤 전 총장을 공격·조롱하고 있다”며 “토론은 자신 있으니 정치 초년생을 짓밟을 기회를 잡으셨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와 유 전 의원은 박근혜 탄핵 당시 탈당한 옛 바른정당 멤버다. 야권 한 관계자는 “대선 주자 간 물고 물리는 역학관계는 (2차) 컷오프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