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6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525회는 '친환경으로 살다, 자연이 차린 밥상' 편으로 꾸며진다.
자연과 공존하며 땅 위에 희망을 심는 사람들이 있다. 자연의 빛깔이 그대로 담긴 건강한 먹거리로 한 발 더 가까이 자연을 음미한다.
이례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연에서 희망의 씨앗을 발견한 사람들이 있다. 보다 자연에 친화적인 농법을 고수하며 생산한 건강한 먹거리는 우리의 몸과 더 나아가 지구의 미래에도 영향을 준다.
우렁이, 메기, 오리, 미꾸라지 등을 사용하며 친환경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사람들, 무농약, 무퇴비, 무비료 등 다섯 가지 무(無)의 경지에 달한 부부, 항생제 대신 건강한 미생물을 넣어 새우를 양식하는 가족들,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키운 건강한 채소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딸까지.
이번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각자의 철학을 가지고 생산하는 건강한 먹거리와 그 안에 담긴 깊은 노고를 만나본다.
우리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쌀. 벼가 자라고 쌀을 생산하기 직전이 된 이맘때 즈음이면 농부의 일손을 대신하는 논바닥의 우렁각시들이 제 역할을 마칠 시기이다. 우렁이뿐만 아니라 미꾸라지, 오리 메기 등이 여름철 내내 농부 대신 잡초를 뜯고 병충을 잡아먹는다.
그러면 독한 제초제가 필요 없이 건강한 쌀을 생산할 수 있다. 우렁각시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라는 마을 사람들. 하지만 벼가 거의 다 자라고 곧 물을 빼야 할 시기가 다가오면 여름철 열심히 일한 이것들도 빼내야 한다.
열심히 농사를 지어주고 제 한 몸까지 모든 걸 인간에게 내어주는 논바닥의 보물들. 그중에서도 마을 사람들의 오랜 추억을 간직한 것은 바로 미꾸라지. 흙냄새를 없애기 위해 해감한 미꾸라지 살을 직접 으깨서 뼈를 솎아낸다.
그다음 된장 푼 물에 푹 우려 각종 향 채소와 양념을 넣으면 대파추어탕 완성. 그리고 제천의 명물인 각종 약재를 메기와 함께 자작자작하게 끓이면 한여름 고생한 노고를 위로해줄 보약인 한방메기조림이 완성된다.
게다가 미꾸라지고추튀김부터 복숭아 우렁이초무침까지. 한 발 한 발 꾸준하고 건강한 쌀을 재배하는 사람들이 차린 밥 한 공기를 더 돋보여줄 한 상을 만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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