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가전 하반기 적자 전망…사측 점유율 확대 승부수, DS와의 성과급 격차에 직원 반발 여전
#‘칩플레이션’에 원가 부담 커져
지난 8월 19일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사업장 모바일연구소(R5)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 부문장(사장) 주재로 임직원 대상 경영현황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노 사장은 DX 부문의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MX 사업부가 당분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MX 사업부는 올해 2분기 기준 DX 부문 매출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부서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단기간에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원가 구조에서 메모리 비중은 올해 1분기 13%에서 3분기 43%로 30%포인트(p)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칩플레이션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엄재철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 정책부회장은 “내년부터 메모리 공급이 확대돼야 가격 상승세도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칩플레이션 충격은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DX 부문은 매출 48조 224억 원, 영업손실 818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매출 43조 5702억 원, 영업이익 3조 3257억 원)보다 매출은 10%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2021년 DX 부문 출범 이래 첫 분기 영업적자다. 스마트폰과 네트워크를 포함한 MX·NW 사업부는 올해 2분기 매출 32조 3000억 원, 영업손실 70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양사 모두 원가 상승과 수요 부진을 겪었지만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수익성 방어에 유리한 사업구조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LG전자는 삼성에 비해 구독사업 규모가 크고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조달하는 OLED TV 비중이 높아 수익률 방어에 유리하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LG에 비해 LCD TV 비중이 크고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대부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구독사업 비중도 작다. 현재와 같은 사업구조가 유지된다면 삼성전자 가전사업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DX 부문 실적을 바라보는 증권가 전망도 밝지 않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DX 부문이 3분기 4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MX·NW사업부가 3분기 1조 5220억 원, 4분기 1조 93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올해 연간 적자 규모가 1조 35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사측은 추가 보상엔 선 그어

지난 5월 삼성전자 사측과 DS 부문이 주축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하지만 동행노조는 이 과정에서 DX 부문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설된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에 따라 DS 부문 직원은 1인당 평균 6억 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존 성과급 체계가 유지된 DX 부문에는 1인당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됐다. 동행노조는 기존 임금협상을 백지화하고 DX 부문 직원들에게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의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8월 20일 종가 기준 1인당 2억 8000만 원 상당으로, 삼성전자가 부담할 비용은 총 14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노태문 사장이 지난 8월 19일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MX 사업부 한 직원은 “점유율 확대는 결국 단가 유지나 단가 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라고 전했다.
사측은 일단 추가 보상에 선을 그었다. 8월 19일 노태문 사장은 DX 부문의 적자가 이어질 경우 OPI(초과이익성과급·사업부 실적이 연초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경우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연 1회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 지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MX 사업부가 호실적을 거둔 2023~2024년 OPI 지급률은 연봉의 44~50%에 달한 반면 DS 부문은 0~14%에 그쳤다. 반도체 불황 당시 MX 사업부가 벌어들인 자금이 DS 부문 투자에 활용됐지만, 이후 DS 부문은 해당 자금에 이자를 더해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은 노조 간 갈등으로도 번지는 분위기다. 8월 20일 초기업노조는 2027년 임금협상 교섭에서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동행노조에 보냈다. 2026년 임금협상 교섭에서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조,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을 꾸렸다. 하지만 지난 5월 동행노조는 협상 대열에서 이탈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DX 부문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 매출 확대와 시장점유율 증대로 위기를 극복해보겠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