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맥아’ 염색체 지킨다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와 도쿄이과대학 약학부 방사선생명과학 공동 연구팀은 맥주 섭취 전과 병맥주 1병을 섭취한 지 3시간 후 채취한 혈액에 각기 X선과 방사선 암 치료에 이용되는 중립자선(탄소이온선)을 1~6그레이(Gy,측정단위)로 조사(照射)한 뒤 인체임파구염색체 이상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음주 후 혈액이 음주 전 혈액보다 염색체수 이상이 눈에 띄게 적었다고 한다. 즉 음주 후 혈액은 X선과 중립자선 모두에 피폭 예방 효과가 있었다. 특히 에탄올(알코올)을 단독으로 마셨을 때보다 맥주를 마셨을 때가 효과가 더 컸다고 한다.
또 맥주에 미량으로 포함된 유사우리딘 (β-pseudouridine), 글리신베타인(glycinebetaine), 멜라토닌(melatonin)을 각각 사람의 혈액에 첨가하거나 쥐에 투여했을 때도 피폭 예방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연구가 시작된 계기는 연구원 한 명이 실험 전날 밤 우연치 않게 맥주를 마시고 자신의 체내 반응을 실험을 했다가 맥주를 마신 후 방사선을 쬐면 혈액세포 염색체 이상이 적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라 전해진다. 그러나 연구팀은 논문에서 ‘혈액 이외 장기세포에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작용 메커니즘은 무엇인지 해명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 결과처럼 나가사키의 피폭자를 연구한 의사의 수기 및 체르노빌 원전사고 피해자 조사에서도 알코올로 인해 방사선 피폭 증상이 경감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다. 1945년 원폭 투하 당시 나가사키 시내 병원에서 일하다 자신도 피폭된 의사 아키쓰키 다쓰이치로의 체험수기 <죽음의 동심원>에서는 자신과 환자들이 미역을 넣은 된장국, 소금을 많이 넣은 주먹밥과 물을 먹고 피폭 증상이 완화됐다는 체험이 쓰여 있다. 이 책은 1980년대에 번역 출간돼 체르노빌 사고 후 유럽에서 된장 등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결과를 낳았다.
2006년 히로시마대학 원폭방사능의학연구소 연구팀도 된장이 피폭 예방효과가 있고, 방사성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요오드 131, 세슘 134 등 방사성 물질을 투여한 쥐한테 된장을 먹이로 준 결과 된장을 먹지 않은 쥐보다 방사성 물질이 체외로 배출되는 속도가 빨랐다고 한다.
한편 다카다 준 일본 방사선예방정보센터 대표 겸 핵물리학자의 저서 <세계의 방사선 피폭지 조사>에서 피폭 예방이 가능한 요오드 정제를 구할 수 없는 경우 긴급대처법이 눈길을 끈다. 다시마를 기름에 볶으면 다시마 속 요오드 성분이 체내에 섭취되는 것을 촉진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잘게 썰어 볶아 먹는 게 좋다. 다시마도 없을 땐 루골(Lugol) 용액, 요오드팅크(Jodtinktur) 등을 함유한 양치질 약을 물에 희석해 마시라고 한다. 이는 요오드를 알코올에 녹인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일본 국토교통성 토목연구소에서 내놓은 2007년 보고서에 의하면, 체르노빌 원전사고 검증에서 해바라기가 토양의 세슘 137, 스트론튬 90 등 방사성 물질을 대량 축적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고 한다. 이러한 해바라기를 어떤 방법으로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연구 중이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