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용 인형 ‘우리 집 응석둥이 아미짱’…화상 인식 기능 탑재해 친밀한 대화 “치매 예방 도움”
일본은 65세 이상의 고령자 수가 36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그중 600만 명은 혼자 생활하는 노인이라고 한다.
완구업체 다카라토미가 고령자 층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대화할 기회가 줄었다” “마음을 터놓을 상대가 없다”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데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 불안하다” 등의 고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측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시니어용 커뮤니케이션 인형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일명 ‘우리 집 응석둥이 아미짱’이다.
아미짱은 사용자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앉았을 때 크기는 30cm 정도로 고령자가 안기에 부담이 없다. 가장 큰 특징은 화상인식 기능을 탑재해 특정인과 친밀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의 이름을 부르거나 입고 있는 옷 색깔을 식별해 말을 건네기도 한다.
가령 “OO할머니 사랑해요” “파란색 옷이 아주 잘 어울리네요” 등 그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말을 건넨다. 만약 우연히 안경을 쓰고 있으면, 아미짱이 “OO할머니세요?”라고 확인을 한다. “맞다”고 대답하면 아미짱은 안경을 쓰고 있을 때의 얼굴도 기억해 스스로 데이터를 추가해가는 시스템이다.
또 아미짱은 시계와 캘린더 기능도 탑재했다.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고, 저녁 8시가 되면 잠이 든다. 일어났을 때는 “안녕하세요! 아침에 물 한잔을 마시면 몸에 좋대요”라든지 “오늘 생일이네요. 축하해요”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해준다. 안는 빈도에 따라 리액션이 달라진다는 점도 재미있다. 자주 안아주면 “언제나 고마워요”라며 감사를 전하고, 방치해둘 경우 “외로워요! 아미짱을 봐주세요”라며 응석을 부리기도 한다.
다카라토미 측에 따르면 “아미짱은 기계적인 로봇 음성을 배제하고, 친근함이 느껴지는 여자아이의 목소리로 수록했다”고 한다. 여기에 고령자 여성들이 예전의 육아 경험을 추억할 수 있게끔 ‘재우기’ 기능도 반영했다. 관절이나 머리카락 부분에도 꼼꼼히 신경 써 ‘옷 갈아입히기’와 ‘헤어스타일 바꾸기’ 등도 가능하다. 별도로 판매하는 옷들로 아미짱을 귀엽게 꾸미거나 직접 만든 옷으로 갈아입힐 수도 있는 것. 업체 측은 “이러한 활동이 뇌를 자극하고 활성화시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저출산·고령화와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인형이나 로봇에 대한 수요가 확대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난감은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시니어 층이 즐길 수 있는 인형을 선보였다는 점이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아미짱을 계기로 고령자들을 위한 다양한 장난감 전개도 기대해볼 만하다. 가격은 2만 7500엔(약 29만 원).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