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9일 방송되는 'SBS스페셜'은 '나는 마약 중독자입니다 1부, 마약에 빠진 내 아이' 편으로 꾸며진다.
지난해 20대 마약사범은 무려 4493명으로 적발되지 않은 암수 범죄까지 고려한다면 그 수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대검찰청의 '2020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대 마약사범 증가율이 전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젊은 층을 파고든 마약. 우리는 '마약'이 가져오는 위험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마약은 단순히 하면 안 되는 불법의 영역 혹은 일부 재벌이나 연예인만의 사적인 문제로 생각하고 있진 않을까.
180일에 걸쳐 국내외 취재를 통해 마약의 실체를 들여다봤다. 마약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강한 중독성과 후유증을 남기며 우리의 일상 곳곳에 퍼져 있었고 또한 그들은 그저 우리 옆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특히 젊은 층에서 마약 중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6년 1842명에서 2020년 4493명으로 젊은 마약사범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음지에 있던 마약의 실상을 밀착 취재해 이들은 왜 마약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지를 파헤쳐 본다.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하는 마약 중독자들과 나아가 지금까지는 들을 수 없었던 마약 중독자 가족의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어본다.
클럽에서 우연히 마약을 접하고 그 중독성에 빠져 마약이 일상이 된 청년, 더 많은 양의 마약을 투약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마약 딜러로 살았던 청년, 남자친구의 권유 혹은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약을 먹으며 서서히 마약에 스며든 여성 중독자들, 나아가 마약에 중독된 젊은 부부, 명문대생 마약 중독자의 가족이 겪는 '공동의존'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병까지 '마약'이라는 단어 뒤에 감춰진 그들의 처절한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경기도에 위치한 마약중독재활센터 다르크(DARC)에서 합숙을 하며 회복 중인 마약 중독자 동우(28), 그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시때때로 마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괴로워한다.
"머릿속에 악마 새끼가 꽉 찬 것 같아요" 마약을 끊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 굳센 의지. 하지만 그 반대편에는 마약을 끊을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과 과거에 대한 후회. 하루에도 수십 번 마약과의 싸움을 하는 동우는 과연 의지만으로 마약이라는 악마를 끊어낼 수 있을까.
이동우 씨는 "그냥 마약 하면서 죽고 싶어요. 마약을 끊기 위해서 사는 건지 하기 위해 사는 건지 헷갈리고 결국은 죽어야 되나. 죽고 싶다 이런 생각까지 가요"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동우와 마약중독재활센터 다르크에서 함께 회복하던 마약 중독자 태준(25), 하지만 그는 마약 중독의 후유증으로 여전히 우울감에 빠져 자해를 하기도 한다.
태준은 자해의 흔적을 보여주며 하루도 안 쉬고 마약을 투약했던 과거를 고백했다. 태준은 과거에 많은 양의 마약을 더 싸게 투약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마약 판매까지 뛰어들었다. 젊은 마약 딜러이자 중독자의 이야기도 함께 만나본다.
민서(27)는 20대 초반 사회초년생일 때 직장 상사의 권유로 그가 건넨 마약을 투약했다. 민서는 단 한 번의 호기심으로 5년 동안 걷잡을 수 없는 중독에 빠져 모든 일상과 청춘을 잃었다.
너무 쉽게 약을 구했고 아무 때나 할 수 있었던 마약. 숨어만 지냈던 민서와 같은 20대 여성 중독자들이 용기 내어 카메라 앞에 섰다. 그들이 말하는 마약은 어떤 모습일까.
박민서 씨는 "그 사람이 저를 때리는 사람인데도 그 사람한테 의존을 하고 있어요. 그 남자 떠나면 나 약 어디서 구해? 그래서 붙잡고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호기심에 시작한 마약으로 인해 헤어나올 수 없는 좌절과 고통을 겪고 이를 회복하려는 젊은 마약 중독자들의 처절한 싸움. 이들은 과연 회복과 재발의 갈림길에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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