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물밑행보
▲ 지난 2009년 친박연대 창당 1주년 기념식에 함께 자리한 서청원 전 대표(왼쪽)와 이규택 대표. |
서 전 대표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가에서는 서 전 대표와 ‘친박연대’(현 미래희망연대)를 함께 창당하고 이끌었던 이규택 미래연합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 공천에서 친박계가 배제당한 것에 반발해 탈락한 친박 인사들과 함께 ‘친박연대’를 만든 바 있다. 이후 서 전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009년 5월 구속된 이후 당이 와해되며 결국 한나라당과의 합당 선언을 하게 되자, 이규택 대표는 이에 반발하고 독자적으로 새로운 당인 ‘미래연합’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두 사람의 사이가 소원해졌던 게 사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다시 힘을 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 한 친박계 인사는 “서청원 대표는 옥중생활을 하며 새로운 구상을 했던 것 같다. 이규택 대표 역시 지지부진한 미래연합을 재정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가 대권 행보에 나서기 위한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는 점도 이들의 활동 영역과 공감대를 넓혀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출신 한 친박 인사는 “박근혜 전 대표 주변에 사람들은 많지만 박 전 대표가 속 깊이 신뢰하고 있는 인사는 그리 많지 않다. 서 전 대표와 이 대표의 ‘충심’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규택 대표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박 전 대표는 서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옥중단식을 하던 도중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엔 직접 찾아가 위로를 하기도 했다.
친박계 내 일각에서는 서청원 전 대표가 친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서 전 대표는 가석방이 만료된 이후 요양 중이지만 향후 정치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뜻을 내비추고 있다. 지난 5월 16일엔 경주에서 열린 청산회 워크숍에 직접 참석해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규택 대표 역시 내년 총선 출마를 목표로 최근 활발한 지역구 활동을 벌이며, 박 전 대표를 돕기 위한 포럼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의 친박계 인사는 “박 전 대표는 지지조직을 통합하거나 구심점 역할을 해줄 만한 인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 전 대표와 이 대표 두 사람이 이런 역할을 해줄 만한 적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