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이사회, 신임 총재 선임 가시화
야구계는 유영구 전 총재 구속 이후, 충격에 빠졌던 KBO가 총재 직무대행 선임을 시작으로 조금씩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치열한 신임 총재 옹립 싸움도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면을 들춰보면 사정은 다르다. 많은 야구전문가는 “신임 총재 선임을 둘러싼 야구계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되레 이 직무대행 선임으로 더 복잡해졌다고 주장한다.
최근까지 신임 총재 후보는 정치인 S 씨, 전 총리 J 씨, 야구해설가 H 씨로 압축됐다. 하지만, 이 직무대행이 등장하면서 총재 후보군이 늘었다. 이 직무대행이 ‘총재 신임과 관련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려 한다’는 소문이 퍼진 까닭이다. 실제로 일부 야구인은 “전임 총재를 보좌하던 모 야구인이 이번엔 이 직무대행에 붙어 ‘누구누구를 총재로 뽑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모 구단 사장도 “이 직무대행이 ‘얼굴마담’ 이상의 월권을 행사할 조짐을 보인단 보고를 받았다. 분명히 말하지만, 신임 총재 인선은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라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사회는 이 직무대행에 KBO 업무에 관한 결재권과 내부 인사권을 주지 않았다. 이 직무대행에 ‘얼굴 마담’만을 요구했다는 뜻이다.
이 직무대행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려던 이사회는 최근 입장을 바꿔 신임 총재 선임을 6월 안에 끝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구단 사장은 “복수의 구단 사장이 ‘구단주를 KBO 총재로 모시자’고 제안했다”며 “구체적인 실명이 거론됐다”고 귀띔했다.
<일요신문>의 취재 결과 주인공은 LG 구본준 부회장으로 밝혀졌다. 구 부회장은 LG 트윈스의 구단주로 야구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아직 구 부회장의 승낙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구 부회장이 총재직을 수락하고, 다른 구단 사장들이 동의한다면 KBO는 12~14대 고 박용오 총재 이후 두 번째 구단주 총재를 모시게 된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