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고현항 아파트 현장, 때 아닌 준설토 폐기물 논란

현장 측 “하수나 해저준설토 아니기에 건설오니로 볼 수 없어”

거제 고현항 재개발에 들어서는 DLE&C 아파트 조감도

[일요신문] 거제 고현항에 DLE&C(옛 대림산업)가 건설하는 아파트 현장 터파기 과정에서 발생한 검은 흙(준설토)을 두고 폐기물인 '건설오니'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이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건설폐기물법 시행령에는 건설오니를 “준설공사, 굴착공사, 지하구조물공사 등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건설폐재류를 중간처리하는 과정 또는 건설공사장 세륜시설에서 발생하는 무기성오니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다만 자연상태의 토사는 폐기물에 속하지 않는다.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썩은 흙은 자연상태에서 퇴적되며 물이 썩어 흙의 색깔이 퇴색됐을 뿐 흙 본연의 기능이 상실된 것은 아니다. 수분함유량이 높은 슬러지 상태의 토사가 아니라 퇴적토인 것이다.

건설공사장에서 수분 함유량이 85% 이상 시에는 건설오니로 분류할 수 있지만, 자연상태에서 퇴적된 토사는 수분만 있을 뿐 법률상 건설오니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건설폐기물의 처리 및 재활용 관련 업무처리 지침(환경부예규 제471호)에는 ‘건설공사 중 발생하는 준설토는 폐기물인 건설오니이지만 하수, 해저준설토만 해당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DLE&C 아파트 현장은 지하구조물공사 등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무기성 오니(준설토)이지만, 하수나 해저준설토가 아니기에 건설오니로 볼 수가 없다는 게 현장 측의 설명이다.

특히 대법원이 2007년 5월에 선고한 2007도2172 판결에는 “공사현장에서 생겨나는 폐기물이라 하더라도 건설페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별표 1에 열거되지 아니한 것은 건설폐기물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거제시청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공사 중에 발생한 일명 준설토는 슬러지가 아니므로 건설오니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