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승 키움·김지우 두산행 유력, 3순위 KIA부터 셈법 복잡…KT·NC ‘최지만 카드’ 고심

이번 신인드래프트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최지만(울산 웨일즈)이 1라운드에 지명되느냐, 지명된다면 어느 팀에서 최지만을 데려갈 것인지의 여부다.
2027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는 부산고 투수 하현승이 확정적이다. 하현승은 뉴욕 양키스의 300만 달러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국내 잔류를 선택했고,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첫 경기였던 대만을 상대로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국제 무대에서도 통하는 실력임을 인정받았다. 하현승의 키움행이 더 확실해진 순간이었다.
전체 2순위 순번을 갖고 있는 두산은 외부에 투수와 야수 중 고민이라고 말하지만 서울고 내야수 김지우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김지우는 손가락 부상으로 U-18 대표팀에 뽑혔다가 자진 하차했는데 야구 관계자들은 두산이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170만 달러의 영입 제안을 받고도 국내 잔류를 결정한 김지우를 거르고 투수를 지명할 확률이 낮다고 예상했다.
키움과 두산의 1라운드 지명이 예상 가능한 상황이라면 3순위 KIA부터 의견이 분분하다. A팀 스카우트 관계자는 KIA가 서울디자인고 박근서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1라운드 지명 후보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좌완 투수이고, 빠른 지명 순번을 갖고 있는 KIA가 박근서를 배제하고 다른 선수를 지명하진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근서에 대해서는 KIA 구단 관계자도 관심이 있다고 인정했다. 박근서의 정식 경기 뿐만 아니라 서울디자인고를 직접 방문해서 훈련하는 모습도 직접 지켜봤는데 1라운드에 박근서를 지명할지, 아니면 다른 선수를 지명할지는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까지 지켜본 다음 드래프트 직전에 최종 결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근서는 충암고 1학년 때 왼쪽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고 서울디자인고로 전학했다. 재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재활 이후 경기 출전 기회가 많은 학교를 찾다 서울디자인고로 전학했던 게 ‘신의 한 수’가 되면서 3학년 에이스로 거듭났다. 박근서는 지난 6월에 열린 한화이글스배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에서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대회 MVP를 차지했다. 이후 U-18 청소년 대표팀에 뽑혔고,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싱가포르전에서 2이닝 5탈삼진 무실점을 올렸다.
만약 KIA가 박근서를 지명한다면 롯데는 어떤 시나리오를 펼칠까. 롯데도 투수와 야수를 놓고 드래프트 직전까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투수를 지명한다면 윤예성(인창고)과 이승원(유신고)이, 야수로는 이호민(경남고)이 유력 후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드래프트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앞 순번의 팀들이 어떤 선수를 지명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지명이 달라지겠지만 4순위라 많은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생각했던 선수가 앞에 지명된다면 플랜 B의 선수를 지명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선수들 관련 정보만 취합하고 있고,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대회를 지켜본 후 회의를 통해 정리할 계획이다.”

“KIA가 박근서를 지명한다면 롯데는 이호민과 윤예성을 후보에 올려놓을 것 같다. 둘 다 청소년대표팀에 뽑힌 야수와 투수인데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장타력을 뽐내는 이호민에 대한 평가가 아주 좋다. 롯데로선 지역 연고의 경남고 거포를 놓고 투수를 뽑을까 싶은데 이 선택은 롯데가 어느 포지션에 집중할지에 달려 있다.”
롯데가 고교 유망주 중에서 신인 지명을 한다면 그다음 순번인 KT의 선택에 모든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때부터 울산 웨일즈 소속으로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최지만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B 스카우트의 설명을 들어보자.
“키움, 두산, KIA, 롯데까지는 고교 유망주들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KT부터는 최지만이라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검증된 거포 선수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들 중 1라운드급으로 꼽히는 유망주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육성을 필요로 하는 신인 선수를 뽑느니 차라리 외국인 타자 한 명을 더 뽑는 셈인 최지만을 지명하는 게 낫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선택의 분기점이 KT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KT 구단 관계자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고, 롯데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선택이 달라질 것 같다”고 운을 뗐다.
“1라운드는 일반적으로 투수를 선호하는 편인데 아직 전체 회의를 하지 않아 방향을 어떻게 정할지 잘 모르겠다. 앞 순위에 최지만이 지명되지 않았다면 그 또한 고민이 클 것이다. FA급 야수를 계약금 없이 영입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최지만 외에 1라운드에서 야수로는 이호민이 매력적이고, 투수는 박근서가 앞 순위에 지명된다면 이승원(유신고), 김민훈(광주진흥고) 등이 눈에 띄는데 청소년대표팀 일정이 다 마무리되면 전체 회의를 통해 드래프트 방향을 정할 것 같다.”
6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는 NC도 고민이 깊은 건 마찬가지다. 그 역시 앞 순번 팀들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NC 고위 관계자에게 “1라운드 지명 후보에 있었던 고교 유망주와 최지만이 NC 순서에까지 내려온다면 어떤 결정을 할 것 같냐”라고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진짜 어려운 질문이다. 최지만은 다른 고교 유망주들과 달리 팀에 합류한다면 바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나이가 적지 않고(35세), 퓨처스리그에서 지명타자만 소화했고, 1군에서 수비수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른다는 게 불안 요인이다. 최지만을 지명한다면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길 텐데 수비가 안 된다면 지명타자로만 활용해야 돼서 고민이 크다. 만약 최지만에게 이런 불안 요소가 없었다면 아마 6순위인 우리한테까지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선수인데 드래프트 직전까지 최대한 정보를 모아볼 예정이다.”
많은 팀들이 최지만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망설이는 게 나이와 몸 상태다. 1991년생인 최지만이 내년 KBO리그에서 뛴다면 36세가 된다. 그럼에도 최지만 카드를 놓고 고심하는 건 빅리그에서 검증된 1루 수비와 뛰어난 장타력이다.
앞서 언급한 A팀 스카우트 관계자는 만약 최지만이 NC에서도 지명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SSG가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7순위 삼성은 1루수에 르윈 디아즈가 있고, 최형우가 지명타자로 활약 중이라 최지만에게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KT에서 최지만을 지명한다면 1루수 김현수와 번갈아 포지션을 나눌 수 있고, 김현수에 이어 최지만의 홈런을 합친다면 둘이 홈런 40개는 넘을 수도 있어 1라운드 드래프트에서는 KT가 최지만을 선택하느냐, 안 하느냐에 이후 흐름이 좌우될 것 같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SSG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설마 최지만이 우리한테까지 내려오겠느냐”면서 “앞 순위에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로서는 일단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외에 삼성과 한화, LG는 투수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투수 외에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경남고 외야수 박보승도 유력한 1라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순위 이대은, 2순위 이학주…'해외 복귀파' 강세였던 2019 신인 드래프트
2018년 9월 10일에 열린 2019년 KBO 신인 드래프트는 고교 유망주들보다 해외 복귀파 선수들이 초강세를 보였다.
그해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KT 위즈는 오른손 투수 이대은을 지명했다. 이대은은 신일고를 졸업하고 계약금 81만 달러(약 9억 원)를 받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으나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고,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를 거쳐 경찰청 야구단 입대 후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전체 2순위의 삼성은 마이너리그 출신 이학주를 뽑았다. 이학주도 2008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가 빅리그에 오르지 못했고, 무릎 인대 부상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후 국내 복귀시 2년 유예 기간을 거쳐 드래프트에 참가했다가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 후 루키리그와 하위 싱글A를 거친 좌완 윤정현은 4순위로 넥센(키움)에 지명됐고, SK(SSG)는 전체 16순위로 외야수 하재훈을 뽑았다. 하재훈도 2008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 후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으나 빅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고, 일본 독립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KBO리그로 복귀했다.
2019년 해외파 신분으로 상위 라운드에서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현재 KBO리그를 모두 떠났다. 이대은은 KT에서 3년간 95경기 7승 8패 19세이브를 기록했고, 33세의 나이에 현역 은퇴를 선언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학주는 삼성의 주전 유격수 경쟁에서 밀려나며 2022년 롯데로 트레이드됐다가 롯데에서도 3년간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은퇴 수순을 밟았다.
4순위 윤정현도 히어로즈와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2024시즌 종료 후 유니폼을 벗었다. 윤정현은 6시즌 통산 52경기 1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6.26으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하재훈은 SSG에서 활약하다 지난 6월 선수단에서 정리된 후 퓨처스리그 울산 웨일즈에 입단해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는 해외파 출신의 강세가 특징이었지만 해외파를 지명하지 않은 3순위 한화는 노시환을, 5순위 LG는 이상영을, NC는 송명기를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3라운드에서 LG는 문보경을 영입했는데 문보경은 대표팀은 물론 LG의 주전 3루수로 활약 중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