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김웅, 자료요구에 적극 협조할 것” 총력저지 안 할 듯, 신속 수사 촉구하면서 수사 막는 것 모순이라는 비판 의식 풀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9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은 이 사건의 진실과 실체가 조속히 백일하에 드러나길 바라고 있다”며 “객관적인 사실이 공정하고 투명하며 신속하게 밝혀져야 마땅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김웅 의원은 자신에 대한 자료요구에 대해 적극 협조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가 김웅 의원실에 있는 김웅 의원의 컴퓨터에 대해, 이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추출하겠다고 한다면 김웅 의원은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그와 같은 요구사항에 대해서 협조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공수처의 김웅 의원 의원실 압수수색에 강력 반발하며 총력 저지에 나섰다. 이어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까지 제기하며 대선정국에서 ‘야당 탄압’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수사 진행을 막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수사기관의 정당한 법집행에 대해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 압수수색에 강하게 반발할수록 자칫 실체적 진실 규명을 방해하거나 결정적 물증을 은닉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지난 9월 10일 공수처의 의원실 압수수색에 대해선 “절차상 명백하게 불법”이라며 “혐의사실이 무엇인지조차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입건해 수사한다는 것 자체가 수사의 ABC마저도 무시하고 있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웅 의원은 피의자도 아니고 피고발인도 아닌 제3자에 불과한 참고인인데, 제3자인 야당 국회의원의 사무실, 특히 그것도 의정활동의 많은 내용이 담겨진 사무실을 수사기관이 와서 압수수색을 전격 시도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과잉수사”라며 “당사자가 수사에 협조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야당 국회의원의 컴퓨터를 샅샅이 뒤져가겠다는 것은 매우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고 야당 탄압이 아닐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전날 김진욱 공수처장과 검사, 수사관을 대검찰청에 고발한 것에 대해서는 “대검은 공정하고 신속하게 이 사건을 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공수처는 고발장을 접수한 뒤 4일 만에 압수수색에 착수했는데, 대검에서도 4일 내에 반드시 이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해야 형평성에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가 추가 압수수색을 시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 원내대표는 “지난번 금요일에 압수수색을 시도한건 명확하게 절차를 위반한 불법”이라며 “그 영장은 무효화됐다고 한다. 만약 새로 압수수색을 시도하겠다고 한다면 영장을 새로 발부받아 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불법영장을 받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허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