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코리아·탄핵 반대·계엄 옹호 인사 대거 공천…‘절윤’ 선언 무색해졌다는 평가 나와

세이브코리아 집회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담임목사,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 및 보수 유튜버 등이 주최했다. 윤석열 탄핵 반대 성격을 띠고 있다. 당시 집회에는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후보,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후보,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후보, 김태흠 충남도지사 후보,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등이 참가했다. 이철우 후보는 2025년 2월 8일 동대구역 집회에서 단상에 올라 애국가를 불러 정치 중립 위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험지인 호남권에도 ‘윤 어게인 공천’이 이뤄졌다. 양정무 전북지사 후보는 2025년 3월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통령 탄핵 각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당시 앞을 지나던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욕설을 했다. 박덕흠 공관위원장은 “그런 부분은 결격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전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이정현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부정선거 의혹 규명을 위한 계엄이라고 했다. 계엄은 대통령 권한이고, 나라를 바로잡기 위한 윤 전 대통령의 충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모두 헌법재판소에서 기각·각하된 내용이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지역구에도 ‘윤 어게인’ 관련자들이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경기 하남갑에는 ‘윤석열 호위 무사’로 불렸던 이용 전 의원이 공천됐다. 이 후보는 5월 6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윤석열 정부 실패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는 탄핵 반대 당협위원장 모임에 참여했다. 탄핵 기각을 요구하며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했고, 관련 집회에도 참석했다. SNS에는 “대통령님의 정상적인 업무 복귀를 강력히 촉구합시다”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경기 안산갑 김석훈 후보는 5월 4일 고성국TV에서 “(윤 전 대통령은) 정말 이 나라를 지키려고, (야당이) 과반 의석에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그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가지고 사실상 계엄을 했다”고 주장했다. ‘계엄으로 인해 2030 세대가 계몽됐다’는 고성국 씨 주장에 “네 맞다”고 답했다.
박종진 인천 연수갑 후보는 2025년 7월 28일 ‘자유공화국 리셋코리아 국민운동본부’ 발대식 사회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반대 당협위원장 모임 부간사를 맡았다. 오지성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후보는 탄핵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2025년 7월 16일 자신의 유튜브에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모스 탄 전 국제형사사법대사를 격려하는 영상을 올렸다. 고기철 서귀포시 후보도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고, ‘계엄이 내란으로 직결되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대구 달성군)과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울산 남갑) 공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진숙 후보는 ‘윤 어게인’ 세력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공정한 재판을 받기 원하는 분들”이라고 옹호했다. 김태규 후보는 “계엄의 요건 판단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박민식 부산 북구갑 후보는 2025년 3월 22일 헌재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당시 박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을 ‘영원한 대통령’이라고 추켜세웠다.

박 후보 측의 이헌승(공동선대위원장) 정동만(부산시장위원장) 박수영(정책총괄본부장) 김미애(사회복지총괄본부장) 조승환(해양수도총괄본부장) 박성훈(민생지원총괄본부장) 의원 등은 세이브코리아 집회에 참석했다.
‘절윤’ 요구를 하며 장동혁 지도부와 각을 세워온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 사정도 비슷하다. 김선동(조직 1본부장) 오경훈(시니어활력본부장) 장성호(종합지원본부장) 강성만(소상공인힘보탬특위) 위원장 등은 탄핵 반대 당협위원장 모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4월 2일 발표한 성명문에는 “12·3 비상계엄은 잘 아시다시피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살리기 위한 ‘계몽령’”이라는 주장이 나와 있다.
나경원(상임고문단) 조정훈(글로벌도시서울특위) 의원 등은 세이브코리아 집회에 참석했다. 2025년 3월 1일 집회에서 나 의원은 “(헌재 판결이) 편파적으로 나오지 않고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셔야 한다. 행동하는 애국시민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의 딜레마를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50%대 투표율을 보이는 지방선거에서는 지지층 결집이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윤 어게인’ 세력과 거리를 두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장동혁 지도부도 강성 지지층을 결집한 다음 중도확장을 시도하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럴수록 3월 9일 나온 국민의힘의 윤석열 전 대통령 정계 복귀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정국 시기를 거치며 탄핵과 얽힌 인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절윤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